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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발견 50주년] 4. '25일은 DNA의 날' 워싱턴은 축제 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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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0면

유전물질인 DNA의 구조를 밝힌 제임스 웟슨과 프랜시스 크릭의 두장짜리 논문이 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지 25일로 50주년이 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산하기관이자 인간지놈프로젝트의 주관기관인 국립인간지놈연구소(NHGRI)는 이날을 'DNA의 날'로 정하고 지난 13일부터 워싱턴DC를 중심으로 과학자뿐 아니라 일반인이 함께 하는 각종 과학축제를 마련했다.

NHGRI 책임연구원급 이상 21명 가운데 한국인으론 유일한 명경재(35)박사가 현지의 생생한 소식을 전해왔다.(편집자)

"우리는 지놈 정보를 통해 기적을 볼 것이다."

1975년 바이러스의 발암 가능성을 밝혀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데이비드 볼티모어 박사는 인간지놈프로젝트가 완성됐다는 소식에 이 같은 말로 축사를 대신했다.

DNA 기념행사에 초대받은 노벨 수상자 등 많은 인사도 연구 결과의 이용 방향에 대단한 관심과 기대를 걸며 프랜시스 콜린스 소장 등 10여년간 고생해온 미국 국립인간지놈연구소 연구진에게 갈채를 보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프로젝트에 참여한 5개 국가의 수반들 또한 축하 메시지를 보내와 웟슨이 기념 강연에 앞서 사본을 청중에게 보여주며 기쁨의 미소를 짓기도 했다.

NIH 구역 내 거리는 물론이고 워싱턴DC의 거리 곳곳에는 DNA 발견 50주년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DNA의 이중나선 구조가 일반인의 눈에도 낯설지 않을 정도로 널렸다.

휴일이었던 지난 13일 오후 7시(현지시간)에 시작된 만찬에 웟슨과 셀레라사를 설립, 인간지놈프로젝트 조기 완성에 혁혁한 공을 세운 크레이그 벤터 등 거물급 인사들이 등장하면서 DNA 기념행사의 막이 올랐다.

만찬 막바지에 남성 무용가 한명이 나와 기묘한 동작으로 '지놈의 진화'를 묘사,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클라이맥스는 노래 부르기 좋아하는 콜린스 소장이 장식했다.

직접 기타를 치며 개사곡 'DNA송'을 불렀는데, 지놈프로젝트에 참여한 국가에 감사하고 그간의 난관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준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내용이다.

콜린스 소장이 인간지놈프로젝트의 완성을 공식 선언한 14일 오후 노벨 수상자를 포함한 과학자와 정치인.기업인 등 4백여명이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했는데, '생명의 책'이란 말이 자주 거론됐다. 신만이 갖고 있던 책을 인간이 읽게 됐다는 의미다.

인간지놈프로젝트의 결과물이 일부 과학자의 전유물이 아닌 모든 인류의 것이기에 일반인을 염두에 둔 과학행사가 곳곳에서 치러졌다.

15일 워싱턴DC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 열린 '지놈을 당신에게'라는 제목의 강연이 그 예다.

웟슨은 이 심포지엄에 참석한 2백여명의 청중 앞에서 "완성된 염기서열이 질병 관련 모든 유전자의 발견으로 이어질 것이며 가계에 따른 각 질병을 미리 예측할 수 있게 된다"고 프로젝트 완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25일 전국 고등학교의 생물교사로 하여금 DNA와 지놈프로젝트의 완성을 학생들에게 충분히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NIH 또한 박사후 연수과정을 밟고 있는 50명을 선발, 비행기 삯과 체재비를 지원하며 출신 고교에 보내 DNA에 대한 강의와 홍보를 맡기기로 했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을 포함한 미국 내 20개 박물관은 DNA 모형과 DNA를 조작하는 모식도 등이 전시된 특별관을 설치, 앞으로 1년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성숙한 과학문화의 현장이기도 하다.

<시리즈 끝>

명경재 美 인간지놈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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