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식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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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젊었을 때 운동을 많이 해서 힘이 장사였어….』
우리나라 유도계의 대원로인 수암김홍직옹 (90·서울 강남구 반포동 경남아파트 6동705호)은 아직도 말소리와 걸음걸이가 힘차다.
YMCA창설 초창기부터 유도를 시작해서 5단을 땄으며 육상·축구선수생활을 거친 김옹은 지금도 젊은이 못지 않은 기백을 갖고 있다. YMCA의 육상선수생활도 오래해 용산∼중앙청∼남대문∼용산 코스의 마라톤대회에도 참가했다고 한다.『나이 먹으면 사지와 혈관이 굳어지므로 운동을 열심히 해야되지.』
김옹은 50여년 동안 새벽운동을 거르지 않았다. 요즈음에는 상오 5시50분에 일어나 15분간 주변 산책을 마친 다음 집으로 돌아와 문을 열어놓고 거실에서 20분 동안 전신운동을 한다. 운동은 김옹이 창안한 것으로 허리를 앞뒤, 좌우로 움직이는 것을 비롯해서 목·팔·다리운동, 팔목·발목 등 관절운동을 각각 12번씩 하는 것.
김옹은 일제시대에 독립운동을 위해 한때 상해로 망명했는데 힘이 장사였기 때문에 임정요인들의 호위를 맡았고 국내에 돌아와서는 이상재·박영효·윤치호선생 등을 옆에 보시고 위험한 심부름을 도맡아했다고 회고한다.
이 때문에 일경의 요시찰인물로 점 찍혀 거주제한을 받고 개성에 정착,「광무관」이란 유도학교를 운영하면서 유도선수를 길러냈다.
김옹의 할아버지가 유달리 건강했고 할머니집안에는 홍두깨를 손으로 부러뜨릴 정도의 장사가 있었다.
김옹은 타고난 장사라고 반드시 건강·장수하는 것은 아니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규칙적인 식사와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운동을 해야 건강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젊어서는 잠깐사이 쇠고기를 2근씩 먹어 치울 정도로 육식을 좋아했으나 중년이후에는 아무음식이나 골고루 반드시 제시간에 든다. 음식중에는 육류 외에 젓갈류를 좋아하고 국은 가능한한 싱겁게 든다. 20년간 아침운동후 깨와 잣을 각각 1수저씩 먹는 것을 일과로 하고 있다.
정신적으로는「충격을 받지 않고 사는 것」을 건강의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꼽는다. 충격을 받으면 심신양면으로 여러 가지 해가 온다는 것이다.
상해에 있을 때 손문이 김옹의 눈썹을 보고 『1백세까지 살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지금도 젊은이와 팔씨름을 하면 이길 수 있다』면서 『1백세 이상을 살 자신이 있다』고 크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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