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체질 개선 중심에 선 'YS 키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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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당 혁신위원장에 내정하면서 15대 국회 동기인 ‘김영삼의 사람들’이 주목받고 있다.

 김 대표와 김 전 지사는 1951년생 동갑으로 사석에선 서로 이름을 부를 정도로 가깝다. 96년 15대 총선 때 김영삼(YS)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국회에 함께 입성했다. 그래서 ‘YS 키즈’로 불린다.

 김 대표는 16일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지사는 15대 국회 동기로, 현재 새누리당 지도자 중에 가장 개혁적 마인드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라며 “삼고초려 끝에 힘을 합쳐 당을 변화시키자고 합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의 비주류라는 지적에 대해선 “이제 친박, 비박은 없다”고 일축했다. 김 대표는 대권 행보라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자신이 만든 공부모임인 ‘통일경제교실’ 회장직도 강창희 전 국회의장에게 물려주고 사퇴했다.

 새누리당 내에선 김 대표와 김 전 지사 등을 발탁한 15대 총선 공천을 두고 당의 외연을 넓힌 ‘쇄신공천’의 전형으로 평가하고 있다. 96년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의 전신인 민자당은 참패 위기에 몰렸다. 95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야당에 패한 데다 김영삼 정권 말기의 피로감까지 쌓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 이름도 신한국당으로 바꿨으며, ‘개혁과 세대교체’라는 명분을 내걸고 외부 수혈을 과감하게 했다. 김영삼·김대중·김종필 등 ‘3김’이 각각 당 총재를 맡아 정면 승부를 벌여 탄생한 15대 국회는 지금도 인재의 산실로 불린다.

 현 원내사령탑인 이완구 원내대표도 15대 총선 때 정계에 입문한 YS 키즈다. 당시 충남경찰청장을 지내다가 충남 청양-홍성에서 당선했다.

‘모래시계’ 검사로 이름을 날리던 홍준표 경남지사도 당시 서울 송파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홍 지사는 한나라당 대표 시절 김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을 찾아가 “15대 총선 때 당선된 우리들은 다 ‘YS 키즈’”라며 큰절을 하기도 했다. 이재오 의원(5선·서울 은평을) 역시 김 전 지사와 함께 진보성향의 민중당에서 활동하다 YS의 권유로 당을 옮겨 15대 의원이 됐다. 부산에서 봉생병원장을 지내던 신경외과 의사 출신 정의화 국회의장도 15대 총선을 앞두고 YS가 영입해 국회에 입성했다.

 이들은 좌우 이념 스펙트럼이 넓고, 개성도 강한 데다 거물 정치인으로 성장해 당 개혁을 추진하는 데 적합하다는 평이다.  

천권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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