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호이어도 스마트워치 내놓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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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워치 쇼크가 세계 시계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시계 시장의 절대 강자인 스위스 업계가 새로운 도전자의 등장에 긴장할 정도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이 음성통화·메시지 전송·헬스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 워치를 내놓자 시계 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스마트 워치의 충격파는 전자기기 업체와 시계 브랜드의 정면승부로 확대되고 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그룹 루이비통 모엣 헤네시(LVMH)그룹의 고급 시계 브랜드인 태그호이어(TAG Heuer)는 내년 초 독자적으로 개발한 스마트 워치를 내놓는다. 장-끌로드 비버 LVMH그룹 시계사업부문 회장은 14일(현지시간) 스위스 ‘NZZ 암 존탁’ 일요판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봄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시계박람회에 신제품 스마트 워치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제품은 분명 애플의 복사판은 아닐 것이며, 우리가 다른 회사의 행보를 뒤따라갈 수만은 없다”고 덧붙였다.

태그호이어는 지난해 세계 최고 세일링팀 중 하나인 오라클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팀원들이 사용하는 스마트 워치를 생산했다. 태그호이어는 람보르기니 등과 손잡고 고급 스마트폰인 ‘메리디스트’도 출시한 적이 있다.

스위츠 최대 시계 제조업체인 스와치그룹도 스마트 기능을 장착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닉 하이에크 회장은 최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스마트 기능을 장착한 시계를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에 출시할 디지털 시계 ‘터치’에는 피트니스 기능 등이 도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시계 업체가 정면 승부를 택하면서 스마트 워치 시장은 치열한 전장이 될 전망이다. 애플은 지난주 공개한 ‘아이 워치’의 출시를 위해 태그호이어에서 글로벌 영업 및 소매부문을 담당해온 파트리크 프루니오 부사장을 최근 영입했다.

특히 스마트 워치와 가격대(150~300달러)가 비슷한 중저가 시계 브랜드는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다. 유럽 투자회사인 엑산BNP파리바의 루카 솔카 애널리스트는 “2016년까지 스마트 워치는 스와치의 저가 브랜드 매출의 10%를, 중가 브랜드 매출의 5%를 잠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와치 그룹의 매출액 30%는 중저가 브랜드가 차지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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