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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도탄에 빠진 강호, 고수를 갈망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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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왕리에홍 배우: 주윤발, 주성치, 유덕화, 장민 장르: 느와르 액션 등급/제작년도 : 15세 이상/2005년 2005년 홍콩의 도박계. 도신 주윤발이 은퇴하고 도성 주성치가 잠적한 후 저마다 군주를 자처하는 군웅할거(群雄割據) 시대에 돌입했다.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처럼 온갖 추잡한 속임수와 음험한 계략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으로 변한 홍콩의 도박계는 예전 도박사들이 누렸던 명예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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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영웅이 판치는 카드 게임계를 평정하기 위해 도협(말 그대로 그는 협객(俠客)이다) 유덕화가 마침내 검을 뽑는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 도전을 승낙하고 정당한 결투를 벌일 듯 상대를 안심시키면서 독극물로 내공을 소진시키는 무림 사파의 전형적인 수법처럼 유덕화는 상대방의 암수와 모략에 걸려 씻지 못할 수모를 당한다. 최고의 도박사에서 한 순간에 나락에 떨어지는 신세가 된 도협 유덕화는 테이블에 혐오감을 느낀다. 냉철한 게임의 법칙과 진정한 남자의 승부는커녕 비겁과 협잡과 음모와 배신만이 판치는 테이블에서 다시는 카드를 잡지 않겠노라 맹세한 그는 미련 없이 카드 게임계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도탄에 빠진 강호를 등지고 떠나는 협객의 귀에 이명 처럼 들리는 말, “…비겁한자와 믿음이 없는 자와 흉측한자와 살인자와 간음한 자와 마술자와 모든 거짓말장이들이 차지할 곳은 불과 유황이 타오르는 바다 뿐이다…” 도협 유덕화는 자신이 떠나기로 한 세계를 멀리서 바라본다. 예전에 그 곳은 멋과 낭만이 넘치는 곳이었고 치열한 승부 속에 최고의 긴장과 스릴을 느끼던 곳이었다. 도신 주윤발이 게이머의 우상으로 군림할 때 그랬고 신흥 강호 도성 주성치가 새로운 신화를 몰고 올 때도 아낌 없이 박수를 보내던 곳이었다. 그 때는 지금처럼 음모와 술수만이 판치던 테이블은 존재하지 않았다. 도협 유덕화는 테이블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도신 주윤발과 도협 주성치를 찾아나선다. 도탄에 빠진 강호를 구할 무림 고수는 그들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도협 유덕화가 도신과 함께 귀환하는 날, 카드 게임의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다. 냉철한 게임의 법칙과 진정한 남자의 승부를 기다리며 <도신귀환 뉴포커>가 만들어줄 새로운 카드 게임의 진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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