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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여종의 양서와 만나는 즐거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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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제25회 전국도서전시회(17∼25일)가 열리고 있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지하전시실. 출입구 계단 양쪽을 장식한 국화화분들이 가을냄새를 짙게 풍긴다.『행복한 가정에는 좋은 책이 있읍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살아있는 책』 『선택적 독서를 위한 믿을 수 있는 지표』 등 각출관사들의 캐치프례이즈도 다양하다.
금년 도서전시회의 특징은 전시방법을 아동도서·어학·참고서· 일반교양· 문학서· 전집 (총서)등 분야별로 나누어 같은 종류의 책을 한곳에 배치시켰고 특별기획전으로 「도서출판과 경제발전」 을 마련, 해방이후 출판된 경제· 경영학 도서 중 3백 종을 선정해 전시한 것이다. 또「구간도서 특보코너」 도 설치, 76년 이전에 간행된 도서 중 시중서점에서 판매되지 않고 있는 도서를 출판당시의 가격대로 판매한다.
전시실 입구에 마련된 구간도서 특매코너에는 75년 이희승 박사가 펴낸 『국문학연구사』(사륙판·1백5페이지)가 발행당시 가격인 1백50원에 팔리고있으며 홍류몽(이주홍저)·콩쥐팥쥐 (최요안저) 등 고서냄새가 풍기는 한국고대 소설집들이 눈에 띈다. 제1 전시실에 들어서면 현재까지 발행된 삼성문화문고 1백55권이 가지런히 전시돼 있고 일반교양서적과 문학·예술서 등이 벽면을 꽉 채우고있다.
일반도서코너를 지나면 종교서적코너. 성바오로 출판사는 3명의 수녀를 전시실에 배치했는데 수녀들은 자신들은 좋은 책을 골라 주는 『책의 약사』라고 불렀다. 제2 전시실 입구에 있는 족보전시코너에는 1550년대의 연일 정씨 족보 필사본 등 오래된 족보들도 있다. 이 족보에 따르면 송강 정철의 본명은 정발이며 정유심의 4남으로 돼 있다.
5백여 평의 전시실을 한바퀴 돌면서 2만여 종의 책들과 만나고 나면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자연히 들게된다.

<김재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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