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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개국서 지켜볼 「세기의 혈전」|레너드-헌즈, 17일 맞붙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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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프로복싱 1백년 사상최고의 대전료와 함께 최대의 흥행으로 명실공히 『세기의 빅이벤트』로 불리는 미국의 흑인복서 「슈거·레이·레너드」(25)와 「토머스·헌즈」(23)의 WBA 및 WBC웰터급 통합전이 17일 낮(한국시간) 라스베이가스 시리스팰리스호텔 특설링에서 벌어진다.
북미대륙을 제외한 전세계 75개국에 인공위성을 통해 직접 중계될 이 타이틀전은 흥행수입 5천만달러(약3백50억원=폐쇄회로를 통한 극장중계료 3천만달러·유료TV중계료 1천5백만달러·경기 후 TV방영수입 5백만달러)로 이미 3천2백만달러는 현금으로 은행에 예치돼 화제가 되고있다.
특히 「레너드」는 대전료 8백만달러 외에 각종 부수입을 포함하여 총1천3백만달러(약91억원), 「헌즈」는 인기면에서 뒤져 대전료 5백만달러 등 모두 1천만달러(약70억원)라는 천문학적 수입이 각각 보장되어있다.
이제까지 최고의 대전료는 「레너드」가 지난해 몬트리올에서 「두란」과 가진 웰터급 1차타이틀전에서 받은 8백만달러(약56억원). 또 「알리」도 지난 75년 마닐라에서 벌인 「프레이저」와의 타이틀전에서 차지한 6백만달러의 대전료가 최고액수인 것으로 보아 이번 「레너드」-「헌즈」전의 인기도를 알 수 있다.
2만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특설링의 입장권(50·1백·5백달러)은 이미 지난 8월 중순께 매진, 6백50만달러의 입장수입을 울렸는데 이는 사상최고를 기록했던 「알리」-「홈즈」전의 6백1만2천달러를 크게 능가하는 것이다. 전문가들 이상으로 정확한 라스베이가스 도박사들은 6-5로 「레너드」의 우세를 점치고있다.
『초특급열차』라는 닉네임과 함께 『금세기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불리는 「레너드」는 『「헌즈」는 근본적으로 기계적 파이터다. 그는 나의 스피드와 테크닉을 따라 잡을 수 없다. 나는 10회 안에 그를 KO시킬 것이며 17일은 그의 최악의 날이 될 것이다』며 자못 왕년의 「알리」 모양 떠버리면서 『나는 싸움을 좋아한다. 그 이유는 돈 때문은 아니며 경제적으로 이미 안정되어있어 다만 스포츠를 사랑하기 때문이다』라고 기고만장이다.
반면에 『저격자』 또는 『코브라(뱀이름)』란 애칭을 갖고있는 「헌즈」는 묵묵부답이지만 그의 유명한 「스튜워드」매니저 겸 트레이너는 『「레너드」보다 키(lm85㎝)가 8㎝나 크며 펀치력도 강해 신체적으로 우세한 것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안정되어있다. 따라서 「레너드」는 이제까지 싸운 아웃복싱으로 「헌즈」를 이길 수 없다. 그러나 그가 인파이팅으로 스타일을 바꾼다면 「두란」과의 1차전(「레너드」가 판정패) 때와 같은 비극이 또 일어날 것이다』면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스피드가 뛰어난 기교파 「레너드」가 키(8㎝)와 팔길이(7㎝)의 열세를 어떻게 요리해나가느냐에 승부의 관건이 걸려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노드캐롤라이나주 월링턴시 출신인 「레너드」는 본명은 흑인장님가수 「레이·찰즈」로부터 따낸 「레이·찰즈·레너드」인데 7형제 중 다섯째이며 형과 동생이 모두 주니어미들급 세계랭커인 복싱가족. 그는 14세 때 권투를 시작해 20세 때인 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라이트웰터급에서 금메달을 따기까지 1백45승(75KO)5패를 기록했다. 농구·육상단거리 등 스포츠만능인 「레너드」는 현재 7세 된 아들을 두고 있는데 대가족의 가계를 이끌어가기 위해 77년2월 프로에 데뷔, 「알리」를 키워낸 유명한 매니저인 「앤젤로·던디」의 산하로 들어갔다. 승승장구의 「레너드」는 76년11월 챔피언 「윌프레도·베니테스」(푸에르토리코·현 WBC슈퍼웰터급챔피언)를 누르고 WBC웰터급 챔피언이 된 뒤 「두란」과 타이틀전에서 뺏기고 뺏는 공방전으로 주가를 더욱 올렸다.
「레너드」는 지난 6월엔 한 체급위인 주니어미들급 챔피언 「아유부·칼룰레」(우간다)에게 도전, 9회 KO승을 거둬 2개 체급타이틀을 동시에 보유하게됐다.
한편 테네시주 멤피스시가 고향인 「헌즈」는 10세 때 권투에 입문, 15세 때 만난 트레이너가 이제까지 8년간 생사고락을 같이해온 「이마누엘·스튜워드」. 그는 17세 때인 76년 AAU(미국체육회)대회 라이트급결승에서 「에런·프라이어」(현 WBA주니어웰터급챔피언)에게 판정패하기도 했다. 77년11월 1백55승(12KO)8패의 아마전적을 안고 프로에 데뷔했다. 프로에선 약자만 골라 연속KO승을 거두다 80년8월 멕시코의 영웅인 챔피언 「호세·쿠에바스」를 무차별 난타한 끝에 2회 KO로 누르고 WBA웰터급 왕자에 올랐다.
한편 이번 타이틀전은 논란이 일어 WBC에선 WBC규칙하에 「헌즈」를 도전자로 하는 조건으로 대전을 승인했으며 WBA는 「헌즈」를 지역(미시간주) 챔피언으로 인정했지만 틀림없는 사실은 승자는 현 챔피언 중 미들급 「마빈·헤글러」 이후 두 번째 통합왕자가 된다는 것이다.
31승(21KO)1패의 「레너드」가 「두란」과의 패배의 아픔을 되씹을지 또는 32승(30KO)의 「헌즈」가 연승의 기록을 추가할지 결판은 있게 마련이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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