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불시대」입구|5차 5개년계획을 풀어보면<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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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77년초에 1개 43원하던 22공탄값은 현재 1백5원으로 3백56%나 껑충 뛰었다.
4차 5개년경제개발계획동안 서민들이 겪었던 에너지파동의 실체다.
그뿐이 아니다. 휘발유 한방울에 1원하는 시대에 이미 접어들었다. 고급휘발유 1ℓ인 약 천방울 값이 현재1천원에 팔리고 있다. 단순히 충격적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문제가 심각하다. 에너지가격 상승으로 가계에 구멍이 뚫려 연탄에서 석유로, 다시 석유에서 연탄으로 가정에너지정책이 갈팡질팡했다.
가정용 연료로 주종을 이룬 연탄은 지난 10년동안 연평균7.7% 인장되었다. 오를대로 올랐기 때문에 그것이 값싼 연료라는 관념이 사라지고 있다. 더구나 국제석탄값이 원유가격인상과 같은 폭으로 올라가고 국내석탄 생산비용도 증가함으로써 연탄가격은 앞으르도 멈춤없이 올라갈 것이다.
석탄가격 현실화를 통해 이의 생산을 촉진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에너지 정책의 골자다.지난 10년동안의 인장률과 같은 페이스로 연탄가격을 「현실화」한다면 86년 22공탄 1개값은 3백35원으로 현재의 고급담배 1갑과 맞먹는 가격이 될것이다. 연탄이 비록 서민용 연료라 할지라도 더이상 싼 비지떡값을 유지할수없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석유류 가격은 지난10년동안 연평균 33%씩 올랐다. 1,2차 석유파동으로 턱없이 뛰었다. 올해는 석유공급과잉으로 산유국 수출가격에 불이 붙지 않았다. 5차계획기간에 산유국이 석유위기의 방아쇠를 잡아당기지 않는다는보장이 없다. 공급과잉이 부족으로 변신하는 사이클이 85년안에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매년 33%씩 석유값이 인상된다면 86년에 보통휘발유 1ℓ값은 2천9백13원으로 뛴다. 기름한방울에 3원시대에 접어든다. 가장 온건하게 석유값이 인장된다면 86년까지 매년 10%씩 오를것이라고 동력자원부는 보고 있다. 그러나 국제원유가격 변동폭이 적다하더라도 환율이나 미국금리정책에따라「온전한 인상폭」예측은 완전히 빗나갈지 모른다.
정부는 5차계획동안 탈석유정책을 강력히 시행해 석유무기화가 가져올 쇼크를 최대한 막아보겠다는 속셈을 가지고 있다. 올해의 총에너지가운데 석유의존도는 62.1%로 예상되지만 새년에는 48.4%로 대폭 축소하고 원자력과 가스·유연탄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가정·산업부문의 연료정책을 계속 보강하고 있다.
시멘트의 경우 내년까지 전산업체가 석유에서 유연탄으로 연료대체 작업을 끝내며 발전소를 포함한 다른 산업분야까지 유연탄 사용이 확대된다. 석유수입량은 86년까지 연평균 2.5% 증가한데 비해 유연탄은 2.5%로 잡아 대량 공급하고 이를 위해 미국·호주등지에서 현지 합작개발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공급량이 가장 많이 늘어나는것은 원자력 부문. 연평균 53.3%씩 증가한다. 86년에는 석유발전의 비중이 74%에서 35%로 절반이나 줄어드는 대신 원자력발전 비중은 6%에서 27%로 4배반이나 확대된다.
85년부터는 가스연료 시대를 맞는다. 석유를 퍼올릴때 나오는 LNG(액화천연가스)가 도시의 주종연료로 자리를 잡는다. 85년에 인도네시아에서 1백50만t의 LNG를 수입, 일차적으로 50만가구에 공급하게 된다. 처음에는 신설 아파트 또는 주택단지에 공급하고 단계적으로 기존 가구에도 가스시설을 할 예정이다.
LNG는 발열량을 기준으로 볼때 등유나 현재의 도시가스 또는 프로판가스 보다 싼값으로 공급될 것으로 보이며 발전소와 산업용 연료로 확대 공급된다.
86년까지 에너지 증가율은 연평균 6.8%로 다른 개발도상국의 4∼5%보다 매우 높게 책정되었다.
선진국의 경우 1∼2%에 지나지 않는다.
고도성장 지향에따라 에너지 소비가 많으며 그만큼 해외지출도 늘어난다. 지난 79년에는 GNP가 1만큼 늘어나는데 에너지소비는 거의 두배에 가까운 1.88배에 이르며 대단한 낭비를 기록했다.
정부는 발전을 하고 남은 에너지를 공장에 덜려쓰는 열병합 발전방식에 의한 대단위 집단공급문제를 검토하고 에너지를 많이 쓰는 시설을 계속 억제할 방침이다.
앞으로 경기가 호황국면으로 들어간다 할지라도 정유공장 가동률은 여전히 저하되어 국민의 부담증가로 나타날 위험이 크다. 정부는 86년까지 정유시설 능력을 현재 79만배럴에서 1백만배럴로 늘릴 계획이지만 석유수요감퇴에 따른 정유산업의 사양화로 이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최철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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