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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해명 혹은 반박

중앙일보

입력

“난 가난한 사람을 비웃지 않았다.”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11일 발간된 주간지 르누벨옵세르바퇴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 토로다. 그는 올 초 여배우 쥘리 가예와의 교제가 드러나면서 파트너인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르와 헤어져 언론의 집중 취재 대상이 됐지만 내내 “사생활”이라고 침묵해 왔다.

그랬던 그가 입을 연 건 트에르바일레르가 최근 발간한 『이 순간에 감사해요』란 회고록 때문이다. 초판 20만 부가 며칠 만에 다 팔렸을 정도로 주목을 받는 이 회고록에서 트리에르바일레르는 그를 냉정하고 잔인하면서 계산적인 사람으로 묘사했다. 특히 그가 “가난한 이들을 ‘이 없는 사람들(les sans-dents·힘없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라고 부른다”며 실제론 가난한 사람들을 싫어한다고 주장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가난한 이를 싫어하고 ‘이 없는 사람’이라고 불렀다는 것은 내 인생 전체에 대한 공격이자 가난하고 못 가진 사람들에 대한 공격”이라며 “난 가진 자의 편에 섰던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난 내가 어디 출신인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외할아버지는 사부아 출신으로 파리에 방 두 개짜리 아파트에 살던 재단사였고 할아버지는 가난한 농부 집안 출신의 초등학교 교사였다는 것이다. 그리곤 “내가 나의 배경을 경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 없는 사람들’이란 표현과 관련해선 전혀 다른 맥락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그 중엔 치아 관리도 못할 정도의 사람도 있었다”며 “(이가 없다는 건) 최악의 고통을 드러내는 상징이다. 난 그들 가운데 있었고 그들을 도왔으며 지원했다”고 했다.

그는 현재의 감정 상태를 두고도 “지금 겪고 있는 일들이 유쾌할 리는 없다”며 “그래도 내가 국민 앞에서 내 문제를 두고 울거나 넋두리를 해야겠는가”라고 했다. 이어 “프랑스인들이 사생활에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나에게 상처를 준 거짓말 때문에 사람들이 내가 다른 이의 고통을 조롱했다고 말하는 걸 원치 않는다”고 했다. 트리에르바일레르가 거짓 주장을 했다는 얘기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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