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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저 2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서기 2천년대의 어느 날 자주공간, 지구의 유인 자주 탐사선 이 엄청난 인력에 끌려 이 강한 물체에 다가간다. 완강하게 조사반이 뚫고 들어오는 것을 거부하던 이 물체는 결국 남녀연원 2명을 받아들이고 문을 닫는다.
끝내 구조대원은 이 물체가 미국의 자주탐사선 보이저(Coyag-er) 1호임을 밝혀낸다. 기능을 다한 이 기계는 인간의 영혼을 받아들여 다시 생명을 얻고 영원한 자주 공간의 여행자가 된다.
작년에 개봉된 공상과학영화 스타 트랙 (Star Trek) 의 줄거리다.
77년9월에 발사된 보이저 1호는 80년11월 토성탐험을 끝내고 지금 태양계 변두리로 항해중이다. 90년대까지는 태양계를 벗어나며 이미 탐사기능은 멎었다.
다행히 외계인이 이 방랑자를 수거한다면 거기엔 지구 60개국 말로 녹음된 『안녕하십니까』 란 인사말과 교향악에서 재즈까지 지구문명 모든 것을 알게될 것이다.
바로 이 보이저 1호의 쌍둥이 탐사선 보이저 2호가 26일 토성의 최근 정점을 통과한다. 보이저 1호가 12만 2천km까지 접근한데 비해 2호는 10만km 내의까지 접근한다. 그만큼 선명한 토성사진이 기대되며 과학적성과도 다대할 것이다.
토성의 신비는 이미 보이저 1호의 탐색으로 어느 정도 벗겨졌다. 우선 환상마저 자아내는 고리(환)의 수가 4개에서 3개가 더 발견됐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고리 하나가 모두 삼백 개씩의 작은 고리가 모인 것이라 토성의 고리는 1천 여개에 이른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위성의 수도 12개에서 17개로 늘어났다. 특히 지금까지 감성의 위성 가운데 제일 큰 것으로 알려졌던 「타이탄」 (토성의 6번째 위성)이 실제론 지름이 4천 9백 12km로 목성위성 「가니메데」의 5천 56km보다 작다는 사실이다.
가장 흥미 있는 것은 과연 토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느냐의 의문이다. 1호의 탐색으로 토성, 특히 타이탄을 둘러싼 두께 1백⒟km의 연무질 대기층에 메탄성 분이 마하 타이탄에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을 높여주었기 때문이다. 타이탄의 표면 온도는 섭씨 영하1백78도지만 이 연무층이 대양열의 복사를 막아 온도를 높일지도 모른다는 가정에 근거해서다.
그러나 질소의 결핍을 들어 생명체 존재의 가능성을 부인하는 설도 있다.
이밖에도 NASA의 과학자들은 얼음조각의 집합체인 토성 경이위성을 형성하지 못하고 흩어져 떠도는 것이 태양계의 기원을 어느 정도 설명해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구에서 토성까지의 거리는 15억 2천만km, 원자력 발전기를 갖춘 보이저 2호 조차 가는데 꼬박 4년이 걸렸다. 토성탐험이 끝나면 5년 뒤엔 천왕성, 8년 뒤엔 해왕성까지 탐험할 계획이다. 인류의 자주 탐색이 드디어 태양계를 벗어나려는 장쾌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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