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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대의 종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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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국인의 「이기주의」 경향이 가장 두드러졌던 시대가 바로 60년대와 70년대였다.
이 시대를 작가 「존·울프」는 「미·디케이드」(`Me' Decade)라고 불렀었다.
경제붐으로 물질적 성공에 대해 걱정하지 않게 되었을 때 유행한 가치관이다.
그러나 최근「미·디케이드」의 종막을 들고 나온 학자가 있다.
「대니얼·얀켈로비치」 저명한 사회학자이며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여론조사기관도 운영하고있다.
바로 그가 최근 『새규범- 전도된 세계의 자기성취에 대한 탐구』에서 그 주장을 폈다.
그의 조사로는 미국인구의 17%만이 인생의 주요목표로서 「자기성취」를 들고 20%정도가 열심히 일하고 가정에 충실하며 남을 위해 희생한다는 등의 「자기부정」의 전통적 가치를 중시한다. 그러나 대다수인 63%는 이런 전통적 가치를 따르면서 한세대전이나 전승되었던 관점도 긍정한다.
이들 대다수 미국인은 임신중절·혼전성교·독신·자녀회피 등은 용납하지만 일을 인생의 중심으로 보는데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교육받은 젊은이들은 「미」시대로부터의 실업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그들은 더 많이 기대하고 더 많이 요구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70년대의 경제환경 변화에서부터 「미」시대로부터의 탈출이 시작됐다.
경제적 곤란이 명백해지자 자기중심의 사고방식은 오히려 퇴조한 것이다. 독신생활에 대해서도 재고하게 되었다.
「미·디케이드」는 자기를 확대하고 경험에 충실하려했다. 그러나 고립과 고독만을 가져다주었다는 인식도 나타났다. 그 때문에 가정과 자녀에 대한 충실도가 차츰 증가하고 있다.
그전 같으면 출산을 위해 회사를 떠나는 여인들이 『언제 다시 직장에 돌아오세요?』하고 질문을 받으면 「언제」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이젠 『직장엔 안나오겠어요』라고 대답하는 여인들이 늘고있다. 이것은 현저한 변화다.
이는 자기부정과 자기성취가 「공동선의 추구」에서 종합되는 새로운 「책임윤리」로 설명된다. 이는 또 기대와 현실의 갈등 뒤의 결과다.
「얀켈로비치」의 주장은 「레이건」시대의 윤리로 되고있다.
「레이건」은 『국민에게 돈을 돌려주라. 그리고 국민들이 선택을 즐기고 삶의 스타일을 추구할 자유를 갖도록 정부는 상관 말라』고 주장하고 있다.
「레이건」은 국민에게 질서와 자제의 기회를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얀켈로비치」는「레이건」의 동조자로서 앞날을 걱정한다. 현재 널리 퍼지고 있는 낙관적 분위기는 필요한 정신적 휴식이다. 그러나 이 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경제문제는 변한 게 없다. 만일 「레이건」이 실패할 경우 희망 뒤의 실망이란 더욱 심각한 사태가 올 것이다.
그 시대는 분열과 이반과 극단이 판치는 시대다. 제발 그 시대가 안 오도록 그는「레이건」의 성공을 기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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