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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음식값·차 값|「자율화」한달 째 아직도 유동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대중음식값과 다방찻값이 갈팡질팡 이다. 대중음식점들은 가격자율화조치(7윌12일)이후 한달 만에 올렸던 음식값을 다시 종전요금으로 일부 환원하거나 올린 값을 고수하기 위해 「특제품」을 만들어 내놓기도 한다. 또 시중 다방들도 2∼3일전부터 대부분 올렸던 커피 값을 오르기 전 요금 또는 그 이하로까지 내려 받고 일부에서는 올린 값을 그대로 받기 위해 살롱 식「고급찻집」으로 시설을 개선하는 사례도 있다. 이와 함께 광주 등 일부지방도시 다방들은 올렸던 커피 값을 내렸다가「조합의 지시」라며 다시 올리는 등「담합인상」의 기미마저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가격인하는 무턱대고 값을 올린 업소에 대해 고객들이 발길을 돌려 매상고가 줄어들자 다른 업소에 빼앗긴 고객을 되찾아야겠다는 업자들의 유치전략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값을 내린 일부다방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소들은 이처럼 값을 멋대로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도 의무규정인 가격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음식 값 내리기>
가격자율화조치 이후 도심지 대중음식점들은 상당수가 값을 10∼30%씩 올렸으나 가격인상이후 손님이 크게 줄자 이름난 일부업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값을 다시 내리고 있다. 서울충무로의 J음식점은 인기품목인 전주비빔밥을 1천1백원에서 1천3백원으로 올렸다가 손님이 절반이하로 줄어 보름만에 l천2백원으로 내렸다. 청진동 B관은 냉면을 1천1백원에서 1천3백원으로 올렸다가 최근 다시 1천1백원으로 환원했다.
또 정부종합청사 뒤 K음식점은 칼국수 값을 8백원에서 1천 원으로 올려 손님이 인상전보다 3분의2나 줄어들자 인상했던 l천 원 짜 리에는「특제 칼국수」란 이름을 붙여 팔고 다시 종전의 8백원 짜 리를 만들어 고객을 끌고 있다.
이와 함께 홍제동 H관·T관등 서대문·마포·용산구관내 등 상당수의 변두리 중국 집 들은 우동과 자장면 값을 4백50원에서 5백원으로 올렸다가 대부분 그전요금으로 다시 내렸다

<찻값 내리기>
진국 대도시 다방들은 가격자율화조치 이후 대부분 커피 값을 2백30원에서 3백∼4백원으로 올렸었다. 그러나 서울시내 다방들은 2∼3일전부터 대부분 종전요금으로 환원했고 강동구관내 등 변두리업소들은 거의가 2백∼1백90원으로 종전요금보다 더 내려 받고 있다.
또 서울도심인 명동일대 시설이 좋은 다방들은 4백원으로 올렸던 커피 값을 3백원으로 내려 받고 있으며 무교동일대 N·Y·S다방들은 대부분이 3백원으로 올렸던 커피 값을 종전요금으로 환원, 출입구에『커피 2백30원』이란 가격표를 써 붙인 채 손님 끌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와 함께 종로·중구 등 도심지 10여 개 다방들은 벽과 조명등을 손질하고 바닥엔 카피트를 까는 등 내부장식을 개선, 살롱 식의 고급 찻집으로 형태를 바꿔 커피 한 잔에 4백∼5백원씩까지 받기도 한다.
이 바람에 서울시내 다방 커피 값은 1백90원에서 5백원에 이르기까지 10가지로 다원화 돼 있으며 13일 현재 모두 4천6백87개 다방 중 2백30원을 받는 곳이 60%, 3백원 30%, 기타(1백90, 2백, 2백70, 2백80, 2백90, 4백, 5백원)가 10%에 이르고 있다(다방조합조사).

<내렸다 올리기>
광주 등 일부 지방도시다방들은 가격자율화조치 이후 3백원으로 올렸다가 손님이 줄자 상당수가 값을 환원하거나 2백50원으로 내렸었다. 그러나 3백원을 받고 있는 일부 업주들이 내려 받는 업소들을 찾아다니면서「조합의 지시」 라며 올려 받을 것을 종용, 내렸던 요금을 다시 올렸거나 올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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