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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장수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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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문자 그대로 학수를 누린 노인들이 있었다. 94세에도 『스톱!원자탄』을 외치며 평화운동을 벌였던 「버트런드·러셀」경, 93세에 문학작품을 집필하던「버나드·쇼」경, 89세에서 피아노 콘서트를 가졌던 「아르투르·루빈스타인」경, 아프리카의 밀림에서 89세에도 빈민병원을 경영했던「슈바이처」박사.
이들의 생애는 거의 한 세기가 온통 청춘이었던 셈이다. 이런 황홀한 백수의 경지야말로 글쎄 하늘의 축복없이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일본의 후생성은 요즘「장수자 보건영양실태」라는 보고서를 통해 「하늘의 축복」을 받을수있는 세가지 비결을 가르쳐주고 있다.
첫째 만사에 초조해하지 말고 둘째 규칙바른 생활을 하며 세째 수면과 휴양을 충분히 가지라는 것이다.
이것은 일본에 생존해 있는 백세이상의 장수자 1천18명을 보건소 직원이 직접 면접하고 조사한 결과다.
이것은 생소한 보고는 아니다.
이미 미국에서도 있었다. 매사추세츠종합병원「알렉산더·리프」박사와 하버드대의대 「잭슨」교수는 1973년 세계적인 장수촌인 코카서스와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모두 유럽쪽에 가까운 러시아령이다. 아제르바이잔의 경우는 인구 10만에 백수자가 평균 63명이나 되는 장수촌이었다.
두 전사의 결론은 역시「평정심」(placid state of mind) 이었다.
러시아의 지난 백년은 아마 세계역사상 보기드문 피와 눈물과 고뇌의 난세였다. 바로 그런 세기를 겪으면서도 『평정심』을 지킬 수 있었다면 범인의 일은 아니다.
미국사람의 장수법은 역시 미국적이다. 2년전 워싱턴포스트지의 스포츠란에는 이런기사가실린 일이 있었다.
『오래 살려면 첫째 대학시절에 공부 열심히 하라!』 그것은 시합에 나가 지위가 높아지는 길이고, 따라서 건강한 생활수준을 보장해 준다는 역설이다. 요즘 일본은 장수시대에 맞추어「숙년」이라는 새로운 표현의 연대를 만들었다. 60대부터 80대사이. 노년은 이제 80이후의 세대를 부르는 말이 되었다.
시대를 거슬러 2천년전의 회남자는 장수의 적을 『생생지후』라고 했다. 너무 생에 연연하는 사람을 두고 한 말이다. 그 역시 무위자적, 자연 그대로의 삶을 예찬했었다. 동서고금을 통해 장수의 비결은 따로 없다.
모두 병은 몸아닌 마음에 있다는 얘기다. 세상이 그렇게 한가하지않고 보면 쉬운 일은 아니다. 결국 마음을 깨끗하고 맑게 갖는 노력이 필요하다.
불교의 가르침을 빌면『해탈』이고, 시인의 표현을 빌면『희망과 사랑의 삶』(워즈워드)이다. 95세의 삶을 누린「버나드·쇼」경은 『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 살라』 고 말하고 있다. 평정심은 그런 가운데 있다는 충고다.
난세일수록 우리는 그런 슬기를 배워야 할 것 같다. 오래 살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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