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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충남 부여군 외산면-만수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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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부여에서 은산별신제로 유명한 은산면을 지나서 대천 해수욕장 쪽으로 20km를 40분 정도 버스를 타고 가면 외산면 소재지인 만수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탄전 지대를 지나서 대천으로 가는 길인데 그대로 직진하면 2km앞에 있는 무량사 주차장에 닿게 된다.
부여 지방에서 현존하는 사찰로서 가장 대표적인 존재로 신라 문무왕 때 범일 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보물 356호로 이 절의 본전인 극락전은 청량의 장곡사 (보물 162호)와 서산의 개심사 대웅전과 함께 조선시대의 귀중한 건축물로 알려져 있다.
극락전엔 동양 최대의 좌불 (건축물 내의)이라는 높이 5·4m의 아미타불이 안치되어 있고 좌우에는 관세음보살과 대세지 보살이 대좌하고 있으며 이 삼존불은 흙으로 빚었지만 다른 어떤 불상보다 훌륭한 상호를 나타내고 있다. 극락전 앞에는 보물 185호의 5층의 무게 있고 장엄한 석탑이 서 있는데 이 안에는 불상 5구와 사리49과가 봉안되어 있다.
탑 앞의 석등도 보물 233호로 지정되었으며 이 외에도 영산전, 당간지주, 매월당 김시습의 부도 등이 있다. 매월당 김시습은 이곳에서 중이 되어 한을 달래다 입적하였다. 매월당이 이곳에 오기 전에는 무렵 국사와 진묵대사가 기거하였다 하며 진묵대사는 무량수불을 점안하고 나무열매로 술을 빚어 마시고 시를 지으며 살았다 한다.
하늘은 이불, 땅은 요 삼아
산을 베개 하여 누웠으니
달은 촛불, 구름은 병풍
서쪽 바다는 술항아리가 되도다.
크게 취하여 문득 춤을 추다가
내 장삼을 천하 곤륜산에 걸어 두도다.
몹시도 큰 사상을 가진 승려로 생각할 수가 있다. 오히려 야승의 무량함이라 할까. 울창한 수림과 넓고 맑은 계곡의 물소리, 그 청정함은 우리 모두의 마음속을 씻어 주고도 남음이 있는 그런 곳이며, 이곳에서 조용하게 피서를 즐기다가 돌아오는 길에는 대천 해수욕장 쪽으로 와서 북적대는 사바세계를 무량 대수의 큰마음으로 내려다봄은 어떠할는지! 매월당의 초상화를 봉안한 산신각, 방랑의 60평생을 거둔 곳이 명부전이고 우화궁의 현판은 매월당의 친필로서 지금도 옛날을 얘기해 준다.
인적이 드물고 풍치가 절경이어서 여승들만이 기거하며 고시 준비를 하는 법과생들이 보일 뿐이다.
교통편은 서울을 비롯한 타 지역에서는 일단 부여까지 가야하며 서울∼부여간의 고속버스는 2시간 소요에 2천8백 인원이며 부여∼무량사는 부여∼대천 직행버스로 약 40분 소요에 4백30원, 평균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직행 외에 완행도 많다.
대천에서는 부여행을 타고 오다 만수리에서 내려서 걸어서 가거나(l·5km)버스를 갈아탄다. 숙박은 주차장에 여관과 여인숙이 있으며 절 아래 만수리에도 충분하다.
여관 6천원, 여인숙 4천원이며 식사는 1천∼1천5백원까지다. 박현 (한국 관광 안내 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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