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를 녹이는 고열 앞엔 "더위도 무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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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3천 3백도의 열기와 싸운다-. 35도를 오르내리는 불볕 더위 속에서도 3천도를 넘는 열봉을 잡은 여자 용접공의 손길은 지금도 흐트러짐이 없다. 옷감을 자르고 깁던 그 섬세한 손길로 이제는 두꺼운 간판을 자르고 붙인다. 작업 도중 잠시 틈을 내 바다를 바라보면 금방이라도 아이들과 바닷가로 달려가고 싶지만 한달 20여 만원의 수입을 생각하면 곧 고개를 내젓고 만다. 하루 8시간 이상씩 용접봉이 내뿜는 열기와 싸우노라면 하늘의 불볕더위쯤이야 아랑곳 없는 것이다. <부산 대한조선공사에서 장남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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