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개막 15일 앞두고 「선수소집 통고서」발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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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제1회 국제주니어육상경기대회의 한국대표선수들에게 대회개막을 불과 보름 앞두고서야 소집통지서를 발송, 유례 드문 무능과 무성의의 늑장행정이라는 세찬 비난을 사고있다.
육상경기연맹은 한국육상의 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키 위해 5천만원의 국가보조를 받는 가운데 오는 15, 16일 서울운동장에서 아시아지역 유일의 국제쥬니어육상경기대회를 개최키로 했으나 집행부는 대회준비에 주먹구구식 졸속을 거듭, 주최국인 한국선수단마저 지난달 30일에야 이사회를 열어 75명의 대표선수를 확정지은 후 개막15일전인 1일 각 선수들에게 선발과 출전사실을 우편으로 통고한 것이다.
전국에 흩어져있는 선수들은 모두가 고교 및 대학생들이므로 이들은 현재 여름방학을 제각기 고향에서 보내고 있는 처지다.
따라서 소속학교로 보낸 통지서가 선수들에게 도달하기까지는 최소한 4, 5일이 걸리고 일부선수들은 소집일인 오는 9일까지 연락이 안돼 이러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일부 육상인 들은 『대회출전 약 보름전부터는 마지막 컨디션 조절에 들어가야 할 시기인데 이제야 겨우 출전사실을 통고 받을 정도이니 전혀 연습도 하지 않고 대회에 나가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육상경기연맹의 상식을 벗어난 졸속행정을 비판했다.
이들은 당초 육상연맹이 경비를 아낀다는 점에만 집착하여 개막 1주일 전에야 선수들을 소집, 형식적인 합숙훈련을 실시키로 한 계획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대회는 아시아·미주·아프리카 등에서 15개국 이상을 초청, 스포츠 외교적인 효과와 국내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꾀하여 창설된 것인데도 결국 육상연맹은·적당히 행사를 치르겠다는 소극적 자세로 일관, 훈련을 통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은 도의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잠비아와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친소비동맹국들에 초청장을 보내놓고도 출전의사를 통고해 오자 경비절감을 이유로 뒤늦게 초청을 취소함으로써(본보 7월3일자 보도)국제적인 결례를 저질렀던 육상연맹은 초청교섭업무도 지지부진, 3일 현재 불과 8개국만 개인엔트리를 접수하여 스포츠계의 큰 기대를 모았던 이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는 이미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부 육상계의 심판들은 이러한 집행부의 무능과 무성의에 반발, 대회참가를 보이코트 하겠다는 움직임 마저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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