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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잡학사전(39) - 30/30 클럽

중앙일보

입력

야구에서 호타준족을 표현하는 대명사가 바로 30-30 클럽이다.이는 한 시즌에 홈런,도루 모두 30개 이상을 기록하는 것을 뜻한다.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 73개,그리고 한 시즌 최다 도루 기록이 130개에 이름에도 불구하고 이 기록이 높게 평가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있다.

대개 거구를 연상하게 되는 홈런타자들이 빠른 발을 이용해 많은 도루를 기록하는 것은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다.마찬가지로 최고의 대도들이 펼치는 역동적인 도루의 모습 뒤에는 화끈한 홈런포를 기대하기 어렵게 하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이것이 바로 30-30 클럽의 가치를 높게 평가받게 하는 이유다.

역사적으로 보면 30-30 클럽이 달성된 적은 지난 시즌까지 모두 42번이며 선수수로는 26명에 불과하다.또한 빠른 발을 갖춘 메이저리그의 거포들은 대부분 외야수들이라 1990년대 이전까지는 이 기록이 외야수들의 전유물이었다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 되고 있다.

1922년 아메리칸리그의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 소속이던 켄 윌리엄스가 39홈런과 함께 37도루를 기록하면서 30-30 클럽 역사의 포문을 열었다.윌리엄스는 또한 홈런왕으로서 30-30 클럽에 가입했던 최초의 선수이기도 했다.

그러나 팬들이 역사상 두 번째의 30-30 클럽 달성자를 목격하기까지는 무려 34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1956년 뉴욕 자이언츠의 전설적인 강타자였던 윌리 메이스가 36홈런과 함께 40도루를 기록하며 두 번째로 이 기록을 달성했던 것이다.메이스는 이듬해인 1957년에도 30-30 클럽에 가입함으로써 두 시즌 연속으로 이 기록을 달성한 최초의 선수가 되었다.

하지만 30-30 클럽 역사를 언급할 때 이 선수를 빼 놓을 수는 없다.1969년 처음으로 30-30 클럽에 가입한 이후 1973년,1975년,1977년,그리고 1978년에 이르기까지 무려 5번에 걸쳐 30-30 클럽에 가입했던 바비 본즈다.

바비 본즈는 특히 1978년에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텍사스 레인저스를 거치며 30-30 클럽에 가입해 한 시즌에 2팀에서 뛰면서 이 기록을 달성한 최초의 선수가 되었고 또한 양대리그에서 모두 30-30 클럽에 가입한 최초의 선수이기도 했다.바비 본즈는 그의 아들 배리 본즈와 더불어 현재까지 가장 많은 30-30 클럽을 달성했던 선수로 남아 있는데 이들 부자가 기록한 30-30은 무려 10회에 이르고 있다.

1970년 31홈런과 38도루를 기록하며 30-30 클럽에 가입했던 밀워키 브루어스의 토미 하퍼는 내야수로서 최초로 이 기록을 달성한 선수였으며 이후 1987년 뉴욕 메츠의 하워드 존슨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조 카터,1996년 신시내티 레즈의 배리 라킨,199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제프 배그웰,그리고 1998년 시애틀 매리너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 등이 내야수로서 30-30 클럽에 가입하였다.

30-30 클럽 가입자들 중 1988년의 호세 칸세코,1996년의 배리 본즈,1998년의 알렉스 로드리게스 등은 40개의 홈런과 도루를 모두 기록한 40-40 클럽 가입자들이었으며 또한 로드리게스는 내야수로서 최초로 40-40 클럽의 역사를 열었다.

배길태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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