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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학 감독 "세계의 벽 실감, 충격적이었다"

중앙일보

입력

  16년 만에 농구 월드컵 본선에 나선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5전 전패로 대회를 마쳤다.

유재학(51)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5일 오전(한국시간) 스페인 라스팔마스의 그란 카나리아 아레나에서 열린 2014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D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멕시코에 71-87로 패했다. 한국은 앙골라·호주·슬로베니아·리투아니아에 이어 멕시코전마저 패하며 5전 전패로 대회를 끝냈다. 1978년 이후 36년 만에 월드컵 조별리그 승리에 도전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와의 현격한 기량 차를 확인했다. 무엇보다 별다른 연습 경기도 없이 곧바로 대회에 나서 실전 경험이 부족했던 게 뼈아팠다. 기술, 힘 등 모든 면에서 밀렸고, 외곽슛, 강한 압박 수비 등 강점을 살리지 못했다.

유재학 감독의 표정도 굳을 수밖에 없었다. 유 감독은 "세계와의 벽을 실감했다. 선수들이나 지도자 모두 새로운 걸 느끼고 경험했다. 충격적일 정도였다"면서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유 감독은 "우리가 몰라서 준비를 못했다. 그래서 참패를 당했다. 우리가 장기로 내세울 수 있는 게 외곽슛, 스피드, 압박 수비인데 상대에게 완벽하게 졌다"며 이번 대회를 총체적으로 평가했다.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었다는 의미다.

이번 대회를 통해 유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이 배운 건 많았다. 유 감독은 강한 몸싸움을 언급했다. "우리는 몸싸움에 대한 요령이 없다. 그런 걸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비가 안 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세계와 현격한 수준 차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유 감독은 "선수들 개인 기량은 어느 나라나 다 갖고 있다. 우리나라만 그렇지 못했다"면서 "개인 기량 발전에 더 신경써야 한다. 어릴 때부터 공을 갖고 놀 수 있는 기량을 숙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농구월드컵을 마친 대표팀은 곧바로 인천 아시안게임을 준비한다. 아시안게임은 19일 개막한다. 유 감독은 "평가전 이후 수비가 약해졌다. 나도 선수들에게 뭐라 할 수 없다. 상대방의 기량이 너무 좋았다"면서 "그런 부분에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더 잘 준비해야겠다"고 말했다.

라스팔마스=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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