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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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재일교포 중 매년 1만여 명(고졸8천명·대졸2천명)이 일본사화로 쏟아져 나오고 있어요. 받아 줄 일자리는 바늘구멍처럼 좁고…재일교포 문제는 한국양국 모두의 중대문제지요.』
29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한일변호사협의회에 객원으로 초청돼 주제발표를 한 재일한국인 인권옹호위원장 전준씨(60)는 첫 마디부터 재일동포의 차별대우 철폐를 주장했다.
전씨는 사상계지의 동경특파원을 지낸 평론가로 지금은 재일한국인 문제를 다룬 인간「차별백서」의 편집장이자 고대아시아 문제연구소 연구원.
76년부터 민단이 조직적으로 전개하고 있는「행정차별철폐운동」주역의 한사람이기도 하다.
『재일교포 현재 66만2천명인데 그중 잘사는 사람은1만명 미만이지요. 특히 한국말을 모르는 2∼3세가 85%입니다.』
차별철폐의 핵심은 재일교포의 일목공무원 채용문제.
5년 동안 꾸준히 투쟁해 지금은 지방자치단체별로 채용하는 곳도 있지만 극소수라는 것.
『일본정부가 교포들을 신뢰하면 민간기업도 신뢰할 것 아닙니까. 차별하는 핵심자리에 들어가야 차별을 없앨 수 있어요.』
그는 지금까지 모국에서는 공무원채용문제는 방치하고있다며 정신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재일동포의 법적 지위향상이 결코「교포의 일본인화」가 아니라는 것을 모국에서 알아줘야 한다는 것. 이점에서 정부차원의 지원은 물론 민간·사회단체·기업의 도움을 기대했다.
한일 변호사협의회도 그런 측면에서 한때 이 많은 기대를 걸고 지원하고 있었다. 그 동안 10명쯤의 교포가 번호사가 되기 위해 귀화했지만 작년부터 김경득씨를 선두로 2명의 한인변호사도 나왔다.
전씨는 차별철폐운동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남은 여생을 여기에 바치겠다고 다짐했다.<권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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