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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옴」이 번지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최근 전국적으로 번지고있는 피부병가운데는 전세계적으로 대유행주기를 맞은 속칭 마른옴이 극성을 부리고 있으며 관자수도 이제까지 보고된 것보다 훨씬 많아 적극적 치료 책을 쓰지 않을 경우 장기유행의 위험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이 같은 사실은 보사부의 의뢰로 지난 23, 24일 이틀동안 강원·충북지역에서 현지역학조사를 마치고 돌아온 한국피부과학회장 김중환박사(한양대교수)·김정원박사(카톨릭의대교수) 2개 팀이 24일 보사부에 보고함으로써 드러났다.
보고에 따르면 강원도원주·원성지구 5개 초·중·고교 학생 2천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그 중10%를 넘는 2백7명이 옴 환자였으며 2백50∼3백여명의 학생들이 곤충 등에 의한 접촉성피부염과 알레르기성 피부염환자로 드러났다.
충북청주·청원의 경우도 전체학생의 2%이상이 피부병을 앓고 있어 집단발병의 양상을 나타냈다.
조사반은 계절적으로 유행하는 접촉성피부염 등은 문제될 것이 없으나 옴은 20∼25년을 주기로 크게 유행하는 추세로 2차 대전 이후 사라졌다가 64년부터 세계적으로 다시 유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69년 이후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밝히고 집중방역활동을 펴지 않을 경우 전국에서 장기유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요즈음 유행하는 옴은 그 증상이 과거에 유행하던「진옴」과는 다른「마른옴」으로 밝혀졌다.

<중세>
손가락사이 등에 고름 집이 생기는 진옴과는 달리 온몸의 여러 부위에 작은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 특성이 있으며 약제에 대한 내성이 강해 종래의 유황제 제로는 잘 듣지 않는다는 것.

<예방·치료법>
옴은 주로 밤에 번식하는 피부기생충에 의해 번지므로 환자와의 야간접촉을 피하고 ▲가족가운데 옴환자가 발생하면 즉시 격리치료하며 ▲속옷 등을 자주 갈아입고 몸을 늘 깨끗이 하도록하며 ▲접객업소등에서는 침구소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약으로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20∼5% 벤질·벤조에이트로션이나 10% 클로라민 연고 또는 로션을 3일간 박에 목 아래의 온몸에 고루 바른다.
증상이 있는 사람만이 아니고 한가족 또는 동거인전체를 치료해야하며 계속치료해도 잘 낫지 않을 경우 전문의의 진찰을 받도록 한다.

<원인>
옴이 주기적으로 유행하는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옴의 감염에 면역성이 약한 새 세대의 출현 ▲집단생활기회의 증가 ▲약제에 대한 옴의 내성증대 ▲정확한 진단·치료의 소홀 등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하고있다.
우리나라에서는 6·25동란 이후 DDT사용이 중지되면서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다가 69년 이후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 잠복기간이 한 달이나 되는데다 약을 쓰면 일시 증세가 그쳤다가 재발하는 장기환자가 늘어나 올 들어 집단발생의 양장으로 나타난 것 같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대책>
보사부는 전문가들의 이 같은 현지조사보고에 따라 옴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전국 각 보건소에 피부병예방과 치료홍보책자를 만들어 배부하는 한편 벤질·벤조에이트등 치료약품 3천여 명분을 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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