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흡연 70%가 반대|본지 독자 토론 모집에 비친 찬·반 의견을 들어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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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여인의 예절에 어긋나>
60이 넘은 할머니로서 두말 할 것 없이 여성 흡연을 반대한다. 동방예의지국 여성으로서 현모양처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려면 어찌 담배나 피우면서 일할 수 있겠는가. 화류계 여성이나 사회적으로 소외된 여성이라면 혹 흡연할 시간이나 정신 자세가 허용될지는 모르겠으나 부모님을 모시는 미혼 여성이라면 불효가 되겠고 남편을 가진 지어미라면 도덕적으로 용서받을 수 없을 것이다. 자녀를 키우는 젊은 여성이 흡연이나 하면서 어떻게 바른 교육이 가능하겠는가. 남편의 흡연도 그 독소가 태아에 영향을 미치며 더구나 모체 자신이 흡연을 하면 저능아나 백치를 출산할 위험마저 있다는데 정신 못 차리고 분별없이 흡연을 계속하는 여성이 없기를 바란다. 김정희 (여·서울 종로구 누하동 40의 1)

<고유의 본분을 지켜야>
태어날 때부터 하느님은 남자에겐 명령과 생산 능력을 주셨고 여성에겐 따름과 지킴을 주셨다. 그것은 복종이 아니라 어울림 (조화)이다. 여자가 가정·남편·자식을 지킬 때 곧 사회를 지키는 것이고 나라를 지키는 힘이 된다. 여성은 모든 것을 지켜야할 무겁고 신성한 본분을 타고났다. 김정숙 (회사원·여·대구시 수성동 2가 250)

<어머니로서 책임 유기>
엄마가 태아의 건강을 돌보지 않는다면 이것은 직무유기의 죄를 범하는 것이다. 담배를 안 피울 수 있는 여성들만의 자유를 무엇이 빼앗아 가고 있을까. 윤재홍 (대학생·남·서울 동대문구 제기 1동 462)

<아무래도 남성의 특권>
흡연일랑은 아기도 못 낳고 젖도 물릴 수 없는, 아무래도 여성보다는 더 무력한 남성의 특권으로 미뤄줍시다. 주명숙 (주부· 서울 강서구 화곡 1동 372)

<정신 건강에도 안 좋아>
나는 대학 생활을 하면서 여성들이 주로 흡연 장소로 삼고 있는 어둑한 경양식 집이나 술집 따위를 자주 다녀봤다. 그들은 한결같이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렇게 떳떳지 못한 죄책감 자체가 정신 건강상 흡연의 피해보다 더할지도 모른다. 여성 흡연자들의 자숙을 바란다. 박성민 (대학생·남)

<조용한 음악을 듣도록>
흡연이 여성들의 군살빼기를 위한 수단이라면 요즘 유행하는 재즈 체조가 더 낫겠고 어두운 경양식 집에서의 담배 한대보다는 볕 잘 드는 창가에 한그루 관엽 식물이라도 키워보든지 아니면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아름답게 꾸민 나의 방에서 뜨개질이라도 해보지 않겠는가. 이근숙 (회사원·여·서울 동대문구 청량 2동)

<몸 약해져…곧잘 감기>
3년의 흡연 경력. 몸은 야위어 갔고 냄새 제거를 위한 신경전은 나를 갈등으로 몰아갔다.
아침이면 상쾌한 기분은 고사하고 목구멍이 텁텁해 입맛을 잃었고 기관지가 약해졌는지 곧잘 감기를 잃게 됐다.
담배를 끊는 대신 탁구를 치기 시작했다. 흡연은 여성의 최악의 적이다. 김혜미 (회사원·여·마산시 창포동 3가 1)

<정신도 혼미해 지고>
담배의 독소에 의해 탄력을 잃은 피부, 혼미한 정신, 입과 손에서 풍기는 니코틴의 악취. 아름다움을 잃은 여성은 생각하기조차 싫다.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남자를 지배하는 것은 여자뿐이다. 여자이기 이전에 인간이라고 해서 남자들이 하는 대로 술 마시고 담배 피워서는 남자를 지배할 수 없다. 천이백 (회사원·남·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끊으니 아주 홀가분해>
깊게 빨아들여 시원하게 내뿜는 맛이란 경험자가 아니면 모르리라. 그러나 나는 창피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바보스럽게 한낱 담배에 의지하다니-. 미련 없이 끊었다. 홀가분하던 그때 그 심정. 우리 여성들 제발 바보스러움을 저지르지 말자. 백금옥 (여·여수시 공화동 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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