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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석유 관리 혼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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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전후 이라크 정정(政情)을 수습할 과도정부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이라크 정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석유 업무 담당기구를 구성하는 등 전후 이라크 석유를 관리하는 문제를 놓고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신문은 현재 바그다드에서는 전직 석유부 직원들과 반정부 인사로 구성된 '석유부 조정위원회'가 설치돼 이라크의 석유 생산.수출 관련 업무를 맡겠다고 나섰지만 이 단체가 어떻게 구성됐고 미군이 그 권한을 인정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석유부 조정위원회는 미국 국방부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이라크 반체제 인사인 아흐마드 찰라비 이라크국민회의(INC) 의장의 측근인 모센 알주바이디에 의해 최근 만들어졌다.

알주바이디는 이날 조만간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특별 각료회담에 자신을 대리해 전직 장성인 자우다트 알오베이디가 이라크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위원회는 이에 앞서 향후 석유산업 업무를 재개하기 위해 석유부 건물에 출입이 가능한 전직 관리 등의 명단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문은 이 위원회는 INC가 미군과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급조해 발표한 조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알주바이디는 스스로 바그다드 시장으로 임명됐다고 선언한 인물로 미군 측은 그를 시장으로 정한 바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또 지난 토요일부터 출근하기 시작한 석유부 직원들은 위원회가 만들어졌다는 것조차 알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위원회 구성 과정은 의문투성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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