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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가수들 이적 바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레코드 계가 쥐죽은듯 조용하다』고 가요 관계자들의 걱정이 태산같다. 불황의 깊은 늪에 빠진 디스크 산업이 쉽게 헤어나지 못하고 더욱 위축되고 있다는 푸념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대형급 여가수 4명이 한꺼번에 전속 사를 옮겨 불황 가요계에 바람을 일으키면서 가요 관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4명의 여가수는 혜은이·윤시내·박경애 계은숙양 등. 이들은 평소의 인기와 함께 디스크 판매의 달러박스로 알려져 온 가수들이라 이들의 갑작스런 이적은 조용했던 가요계에 큰 뉴스가 되고있다.
이들을 한곳으로 몰아들인 레코드 회사는 작곡가 길옥윤씨가 서두르고 있는 태양 음향 주 식 회사. 태양은 이들 외에도 10여명의 남녀 가수를 더 스카웃 할 것으로 알려져 기존 레코드사의 신경을 곤두세우게 하고있다.
태양이 가수들에게 큰 매력이 되고 있는 것은 전속 제와 함께 인세 제를 도입한다는 것. 인 세제란 작곡가나 가수에게 목돈을 주고 일정기간 묶어두는 것과는 약간 다르다 .즉 음반을 제작 판매해서 디스크가 팔린 만큼의 판매액에서 작사·작곡가나 가수의 비중에 따라 30∼50%까지의 인세를 그때그때 준다는 제도다.
인 세제는 작가나 가수에게 가장 이상적인 방법으로 외국에선 대부분이 제도가 통용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선 이 제도가 잘 지켜지지 않은 것은 레코드 회사가 이 제도를 꺼리는 데다 가수들도 목돈의 전속 금에만 승복, 한번도 바르게 운영되질 못했다. 그래서 디스크가 몇 10만장이 팔려도 계약금 외엔 따로 혜택을 받는 것이 없어 늘 말썽이 되어 왔었다.
태양 측은 이런 병폐를 없애고 작가와 연예인을 보호한다는 뜻에서 아예 계약 때 이런 조건을 명시한다는 것이다. 길씨는 본인 스스로가 이런 피해자였다면서『이제 우리 나라 가요산업도 주먹구식에서 벗어나 바른 제도로 운영할 때이며 각각·연예인을 보호하는 것은 장기적이며 올바른 가요산업을 육성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혜은이양은 전속사인 현대음반의 방계 메이커였던 포시즌에서, 윤시내양은 황 프로덕션에서, 박경애양은 서울음반의 패밀리 프로덕션에서, 그리고 계은숙양은 서라벌 레코드사에서 각각 전속 사를 옮겼다.
이들은 새로 전속되면서 평균 1천여 만원의 전속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따로 디스크 판매에 따른 인세를 받게됐다. 이 가운데 혜은이·윤시내양 등은 이미 길씨의 새 곡을 받아 취입 준비를 끝내고 있으며 박경애 양도 박춘석씨의 새 곡을 연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의 이전에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우선 계은숙양의 경우는 아직 전적 레코드 회사와의 전속 계약기간이 끝나지 않았는데 다가 이들 4명의 여가수의에 다른 10여명의 남녀 가수들도 다른 회사와 전속이 그대로 돼 있어 당장 디스크를 내기는 어려운 처지다. 또 태양이 아직 정식허가가 나지 않아 이것도 본격적인 제작활동에 브레이크 구실을 하고있는 실정이다. <김준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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