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진통겪는 이베리아반도 <3> 본사장두성특파원 스페인·포루투갈을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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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불황때와 시기일지>
스페인의 민주화를 위해 불길한 사질은 1931년의 제2공화정 탄생시기가 세계대공황기와 일치했고 「프랑코」사후의 민주화시기가 또 세계적 불황기와 일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역사적으로 경제적위기는 민주화에 이상적인 토양을 제공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프랑코」는 2차대전이 끝난후 서구에 밀어닥친 경제부홍의 물결을 타고 그가 죽기전 15년동안에 스페인을 서구 제10위의 경제대국으르 성장시켜 놓았다.
따라서 그의 죽음과 때를 같이해서 몰려온 석유파동, 스태그플레이션, 장기불황의 거센 파도앞에 스페인경제가 침체됐을때 일부국민들의 마음속에는「프랑코」시대가 번영을 가져왔고 민주화시대가 불황을 몰고왔다는 잘못된 인과관개의 연상을 하게된 것같다.

<극우파선 역선부만>
그런 인과관계의 오류는 극우파단체의 선전활동으로 더욱 굳혀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스페인경제지표는 불황으로 허덕이는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하면 그리 나쁜편은 아니다. 즉 민주화했기 때문에 불황이 왔다는 상식적인 인상은 입증되지 않고있다.
1인당 국민소득은「프랑코」가 사망한 75년보다 거의 80%가 증가한 4천8백달러로 늘어났다.
무역수지적자는 7O억달러지만 매년 스페인 인구수만큼 몰려드는 관광객들이 뿌리고가는 관광수입은 이 적자를 거의 메울수있을 정도다.
실업률이 13%, 물가상승률이 16%(80년12월말현재)로 높은편이지만 다른 유럽국가들도 비슷하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것은 그런 비교분석이 아니고 생활속에 나타나는 경제의 일반추세이기 때문에 불만은 커지고 있다.
더구나 스페인경제가 다른 유럽국가들의 경제만큼 꽃이 핀후 침체기를 맞은것이 아니고 「도약」의 초기단계에서 된서리를 맞았기때문에 기대감의 좌절에서 받는 충격은 그만큼 큰것이다.

<노매력떨어져 불평>
명목상의 국민소득이 증가했다고해도 지난6년동안매년 15%선을 오르내리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구매력은 오히려 떨어졌다고 내란당시에 「프랑코」군편에서 군의관이었다는 한 노의사는 불평했다.
또 실업률은 유럽의 불황으로 해외취업기회가 줄어듦에 따라 본국의 경기침체에 가중해서 지난 12개월동안 11%에서 13%로 증가추세에 있다. 그런 추세를 역전시키는 방법의 하나로 스페인정부는 구공시(EEC)가입을 빨리 성사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쿠데타기도사건직후 「곤살레스」사회당 당수는 유럽각국을 순방하면서 스페인 민주주의를 보호할 중요한요소가 EEC 가입이라고 역설했으며 「소텔로」수상도 초기가입을 위한 외교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EEC안의 농산물 정책을 놓고 회원국간에 논쟁이 벌어지고있는 상황에서 「농업국」인 스페인의 가입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지도 모른다는 일부EEC회원국의 우려로 가입은 빨라도 84년에나 이뤄지리라고 EEC지도부는 보고있다.

<주변국호의가 열쇠>
나토가입이 군부안의 「프랑코」파를 순화시키듯이 EEC가입은 보수적 경제인들을 보다 자유주의적인 서구사회의 규범속으로 끌어들일수 있으리라는 것이 EEC가입에 거는 기대인 것 같다.
이제 스페인은 민주화가 모든 국내문제를 해결해 주리라는 지나친 기대가 환멸로 되돌아서는 위험한 시기를 맞고있다.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은 대다수 국민들이 왕과 민간정부에 대해 보이고있는 성원과 나토및 EEC가입을 앞당기는 일에 호의적인 유럽사민당세력의 영향력에서 찾을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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