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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잘팔리고 패션계는 우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미테랑」대통령치세하의 프랑스인들의 장래는 어떠할까. 변혁을 선택한 프랑스국민이지만 「미테랑」등장후의 프랑스엔 벌써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있다.
「미테랑」당선을 가장 환영하고있는 쪽은 사형수들일지도 모른다. 「미테랑」대통령은 강경한 사형폐지론자이며 선거기간중에도『한인물 (대통령)이 인명을 빼앗을 권한을 갖는것은 법의 맹점』이라면서 사형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따라서 오는6월의 총선거에서는 사형수의 가족·친지들이 모두 사회당에 표를 던질것 같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패션계와 비즈니스계는 「미테랑」당선으로 큰 쇼크를 받고 있다.
「지스카르」전 대통령부인 「안느 몽」은 프랑스패션을 세계에 소개하는 『최고의 모델』이었으며 따라서 프랑스의 패션은 그녀가 있어 더욱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새 퍼스트레이디 「다니엘」부인은 이를테면 표면에 나서기 싫어하는『정숙한 가정부인』이다. 일부에선「다니엘」부인에 맞춘 새 패션창조에 나서고 있지만 그전망은 밝지않다.
그래서 지금 파리의 번화가 포블상트논 거리는 우울하기만 하다.
파리증권시장도 날벼락이다. 프랑스주보다 외국주식이 더 인기가 있어 프랑스의 자산가들은 불안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외환시장도 마찬가지. 프랑화가 연일 폭락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인사는 스위스로 프랑화를 유출시키다가 체포되기도 했다.
「미테랑」등장으로 사형수 못지않게 들떠있는것은 언론계.
전파미디어에 눌려 현상유지에도 쩔쩔맸던 「프랑스」신문들이 대통령선거를 전후해 발행부수의 급성장을 기록, 오랜만에 활짝 기지개를 켜고있다.
사회당의 승리로 막을 내리기 까지 「미테랑」과「지스카르」후보가 시종 예측불허의 시소게임을 벌인것이 독자들의 관심에 부채질한 것은 말할나위없지만 신문들이 두후보의 정견, 투표전망, 결과에 대한 예리하고도 폭넓은 분석등 심층보도로 스스로 설땅을 넓힌 노력의 열매이기도 하다.
사진을 안쓰는 독특한 편집과 합께 격조있는 권위지로 널리 알려진 르몽드는 선거다음날인 11일 1백5만8천2백26부를 발행, 사상처음으로 1백만부를 돌파했다.
이 신문은 보통때 발행부수 50만부 수준에서 맴돌던 터여서 1백%이상의 부수증가를 이룩한 셈이다.
비중있는 정치적 사건이 있을때면 신문수요가 크게 증가하나 르몽드가 평소 발행부수를 훌쩍 뛰어넘어 80만부이상 찍어낸 적은 이번까지 고작10번이다.
8O만부를 찍게했던 정치적 사건들은 68년총선(82만부), 70년 드골장군 사망(81만), 74년「퐁피두」 대통령 사망(82만), 74년 대통령선거(1,2차투표때 각 92만. 90만), 77년 지방의회선거(83만), 78년 총선(1,2차 각98만), 81년 대통령선거 (1,2차 각91,1백6만) 등이다.
다른 신문들도 사정은 같았다. 파리지역의 신문수송을 모두 책임지고있는 신문발송회사의 집계에 따르면 파리에서 발행되는 7개 주요일간지의 11일 파리지역 판매는 평소보다 평균 90%가 늘었다. 증가율로만 따지면 르코티디앵이 3백28%였고 다음이 르마탱의 2백39%, 공산당기관지 뤼마니테가 1백64%, 르몽드가 1백10%.
대통령선거가 끝난 다음날부터 신문판매부수는 하강추세에 있으나 지난1주일동안의 판매부수가 선거전 보통때에비해 평균 20%의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어 아직은 고무적이다.
이같은 추세는 오는6월14일 총선 전후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여 프랑스의 신문들이 모처럼 확보한 독자를 계속 붙잡아두기위해 어떤 묘안을 짜낼지 자못 궁금하다. <파리=주원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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