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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이후」기대걸린 중남미(상)본지 기사가 본 멕시코·아르헨·칠레의 잠재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중남미는 우리나라에 있어 중동다음의 미개척보고라 할수 있다. 자원도입·통상증대·합작투자·농수산진출등 여러 가지면에서 가능성이 많은 프런티어다. 칠레·멕시코·아르헨티나등 중남미 3국을 3주간 취재하고 돌아온 박병석기사의 글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76년-3백 47· 5%▲77년-1백60· 4%▲78년-1백69· 8%▲79년-1백39·7%▲80년87· 3% 통화증가율은▲77년1백88· 7%▲78년89%▲79년-84%.가히 살인적인 아르헨티나의 인플레다.
아르헨티나인들의 생활은 모두가 인플레와의 싸움으로 비쳐졌다.
큰상점에는 수시로 가격표를 다시 써서 갈아 붙이는 전담직원이 있다.
각종 요금을 지불할때는 가격을 재확인 해야한다.
은행에서는 3개월 이상의 대출도 안해주려니와 장기로 예금하려는 사람도 물론 없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작년도 물가가 10여년만에 3자리에서 2자리로 떨어진 것을 기뻐하고있다.
작년에 도매물가는 57·5%, 소비자물가는 87·3%.
우리 한국인의 눈에는 엄청난 숫자지만 이나라 국민들에게는 참으로 반가운 수치다.
그도 그럴것이 70년대이후 이나라 물가는 늘세자리 (1백%이상)를 기록했는데 특히 군사혁명이 나던 초년에는 정부공직통계로 도매물가상승률 3백86% 소비자 물가상승률 3백48%를 기록했었다.
3자리 수치를 기록하는 것은 비단 물가뿐만이 아니라 연간 은행이자을등도 마찬가지다.
이나라에 부임한 우리나라 한상사직원이 단골이발소에서 요금을 확인하지 않고 종전요금을 냈다가 무안을 당했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높은 인플레는 끊임없는 환율변동을 가져왔다. 우리나라 경제사절단이 붸노스아이레스의 셰라턴호텔에 3일간 머무르는 동안 새벽출발 일정 관계로 출발전날 밤에 계산을 했던 단원들은 환율변동으로 인한 추가요금을 새벽에 지불하느라 법석을 떨기도 했다.
75년 5월에 이곳 대사관에 부임한 윤석영 공보관의 가계부를 살펴보면 피부에 닿는 물가고를 실감하게 된다.
금년 5월초와 6년전 5월초의 가계부를 비교하면 시시각각 변하는 물가초짐을 연상케 한다(1달러=3천1백페소=약7백원).
시내버스요금이 1페소에서 6백페소로 6백배▲담배한갑에 5페소에서 5천페소로 1천배▲콜라1ℓ들이 한병에 5페소에서 2천5백페소로 5백배 ▲구두한켤레가 1천2백페소에서 30만페소로2백50배▲이발요금이 80페소에서 4만페소로 5백배로 각각 올랐으니 준마가 달리듯 뛰는 물가를 실감할 수 있다.
중남미의 ABC(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중 선두주자를 달리던 이나라의 경제가 심각한 인플레의 열병에 빠져든데는 몇가지 원인이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왜곡된 경제구조를 시정, 내륙경제권 개발을 위한 사회간접시절확충을 정부가 도말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연간 1백%를 넘나드는 통화증발을 가져왔다.
또 43년 「폐론」장군의 군부쿠데타와 함께 추진한 산업화 과정에서 취해진 산업노동자 우위의 사회주의정책과 봉쇄경제는 이 나라 경제를 혼란으로 몰아 넣었다.
각종 주요기업의 국유화와 경제여건에 맞지않는 각종 사회보장제도 및 임금의 불가연동제 등이 질주형 인플레를 가속화 시킨 것이다.
특히 73년 「페론」의 재등장과 74년 그의 사망, 그리고 댄서출신인 그의 부인「이사벨·페론」의 집권은 정치·경제의 혼란을 더욱 재촉했다.
76년 3월 「비델라」장군의 쿠데타가 있기직전 상황을 보자.
75년3월부터 76년3월까지 즉 군사혁명직전 1년의 물가상승률이 7백38%였으며 그해 3월 한달동안만 54%가 올랐다.
79년부터 이나라는 수입을 대폭자유화 함으로써 물가를 잡는 정책을 썼다.
79년 2천8백만달러에 머물던 우리나라의 상품수출이 80년에는 7천7백만달러로 크게 느쿡난것도 수입자유화 덕분이다.
섬유· 전자를 비롯해 대당 시판가격이 2만달러인 포니가 8백여대나 굴러다니고 있다.
군사정권 2기로 불리는 비올라 정권이 지난3월 집권한 이래 인플레퇴치라는 당면과제를 위해 제조업분야의 활성화, 금융의 건전화. 재정적자 감축등을 정책목표로 내세웠다.
4월1일에는 페소화를 30% 평가절하 했다.
또 4월23일에는 38%억달러 규모의 기업의 단기고리채를 장기저리채로 대환해주는등 총50억달러 규모의 금융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수입개방으로 물가는 당장 잡혀가지만 경쟁력 없는 기업의 도산율이 80년에는 50%에 이르렀으며 이에따른 은행의 도산도 심각한 상황에 있다.
모두 약4백개 남짓한 은행중 88개가 중앙은행 관리하에 들어갔으며 3월이후에 만도 25개가 손을 들었다.
이나라의 금융법이 은행의 파산을 금지하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관리하에 들어간 것은 은행의 실질적인 도산을 의미한다.
다만 아르헨티나는 다행스럽게도 석유의 1.1%를 자급하고있고 밀등 농산물이 풍부해서 경제의 저력을 갖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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