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교장協 갈등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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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충남 보성초등학교 교장 자살사건 이후 교육계의 내부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보수 수구세력에 대한 투쟁'을 선언하고 전국 교장들은 전교조의 비교육적 불법행위의 반성을 촉구하는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특히 전교조는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연가(年暇)투쟁도 불사한다는 계획이다.

원영만 전교조 위원장은 19일 전북 무주리조트 티롤호텔에서 열린 전국 대의원 대회에 참석, "교장 자살사건을 기화로 전교조의 교육적 열정을 송두리째 부정하려는 보수 수구세력에 맞서 강력히 투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교장 자살사건의 객관적 실체가 밝혀지기도 전에 일부 보수 언론이 전교조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도덕적 사망선고를 내렸다"며 "이는 교육인적자원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전교조를 범인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라며 책임을 교육부로 돌렸다.

元위원장은 이어 교육부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과 관련, "교무학사, 보건, 전.입학 내역을 NEIS에서 분리해 학교에서 보관토록 하는 것이 정보인권을 지켜내는 첫 단추"라며 "이 부분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그동안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온 사립학교법 개정과 교장선출 보직제, 초등 표준시수 확보 등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정부의 행태로 봐 교육개혁 의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단결투쟁으로 쟁취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전국 초.중.고교 교장 1만3천여명은 다음달 11일 전교조의 비교육적 불법행위에 대해 반성을 촉구하며 학생들의 학습권 회복을 다짐하는 결의대회를 서울에서 갖기로 했다.

한국 국.공.사립 초.중.고교 교장회장협의회(회장 이상진 대영고 교장)는 "교육현장의 책임자인 우리는 참교육자인 고 서승목 교장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교육현장을 황폐화시키고 있는 폭력.불법.선동.부정과 적극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협의회측은 21일 교장들의 입장과 향후 대응 방향을 밝힐 예정이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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