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아」양 완치시켜 사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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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민아·향미 두 부모님께
국민의 건강증진과 질병퇴치의 성스럽고도 막중한 소임을 맡고있는 의료기관이 순간의 불찰로 두 가정에 깊은 상처를 입히고 사회에 크나큰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두손짚어 사죄합니다.
민아부모님, 그리고 향미부모님. 두 아기의 부모님을 찾아 말씀 드리기 전에 이렇게 사회 공기 (공기)를 통해 저희 병원 측 입장을 밝히게 된 것은 저희들의 「약속」이 보다 사회적·법률적으로 확고한 효력이 있음을 보여드리기 위한 것임을 이해해 주십시오.
저는 이 병원의 서무과장입니다. 병원직제에는 저의 위에 이사응 병원장님이 계십니다 만 실제적인 운영의 책임은 제가 맡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 제가 드리는 말씀은 바로 저희 병원의 결정이라고 믿으셔도 됩니다.
민아·향미부모님들, 저희 병원은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는 말씀을 먼저 드렸습니다만 오늘은 좀더 실제적인 것을 말씀드리려합니다.
두 가정의 부모님, 민아양의 건강과 신체적 결손부분에 대한 치료의 모든 책임을 저희병원 지겠습니다.
여기에는 전문의들의 의학적인 진찰과 검사. 소견의 종합이 선행되어야하는 만큼 지금 당장 어떠한 방법으로 얼마동안 치료하겠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변명 같습니다만,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뒤 병원 측은 관계당국의 조사를 받는데 일손을 뺏겨 의료인으로서의 조처를 빨리 취하지 못했습니다.
저희 병원의 상급기관인 가톨릭 중앙의료원에도 아직 구체적인 사건경위를 보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금명간 중앙의료원에 자세한 경위를 보고하고 그 대책을 자세하게 세울 것입니다.
수사당국의 조사가 일단락 되는대로 우리병원 측은 우선 친자확인을 위한 정밀조사를 실시하겠습니다.
다음에 병원측은 보다 시설이 좋고 의료진이 다양한 서울의 큰 병원에 의뢰하여 민아양의 증세와 원인을 규명하고 그에 따른 치료를 강구하겠습니다.
민아부모님, 최신의 의술을 동원하여 민아양의 정상회복에 전력하겠습니다.
현재 민아양에 대해 진단을 해보지 않아 꼭 집어 말씀드릴 수 없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단순히 발육이 늦은 지진아일수도 있어 절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설사 불행하게도 정상회복이 불가능하다 하더라도 현대의학으로 치유할 수 있는 단계까지는 포기하지 않고 노력 할 것을 다짐합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우리병원은 이 문제를 우리병원의 책임, 나아가서는 전 의료인의 양심의 이름으로 기필코 해결한다는 것을 약속합니다.
두 가정의 슬픔을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민아부모님, 향미부모님, 노여움을 푸시고 저희들의 진실 된 노력을 너그럽게 보아주십시오. 이를 계기로 두 가정에 전과 같은 웃음이 피어나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81년5월14일 의정부성모병원 서무과장 민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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