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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괴군 모든 진지, 지하도로 요새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북괴는 전쟁에 대비, 모든 진지를 지하갱도로 요새화 했으며 북괴군은 매월3∼4회씩 신속한 갱도진입비상훈련을 실시하고 있음이 최근 월남 귀순한 북괴군 이록재하사 (24) 에 의해 밝혀졌다.
이 하사는 14일 육군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폭로하고 『인민군대들은 6·25때 남반부에서 일요일을 택해 북침했기 때문에 일요일을 더욱 경계해야한다』며 『작전요원이란 이름으로 월요일을 목요일로 하는 등 요일의 순서까지 바꿨다』 고 말했다.
이 하사는 『북괴군 제12사단(이 하사 소속부대)주변 주민들은 전시에 대비해 노인과 어린이들을 전방지역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소개할 준비를 완료해 놓았다』 고 말했다. 고향이 위남북책군가회면봉의리2반인 이하사는 76년9월에 입대, 북괴군 재12사단30연대2대대4중대소속 기관총사수로 5년간 복무하다 지난 4월16일 새벽 월남, 귀순했었다.
국방부는 이하사가 지난 초년이후 16번째의 귀순자이며 북괴군신분으로는 12번째의 귀순용사라고 말하고 앞으로 법용에 따른 신분보장은 물론 정착금을 지급 받게 된다고 밝혔다.
이하사의 기자회견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귀순동기>
비당원 전사들은 누구나 죽도록 일을 해야하고 당원전사들은 빈둥빈둥 놀고먹을 수 있는 차별대우가 싫었다.

<귀순경위>
김일성 생일 전날인 지난 4월14일 전부대원이 생일준비 하느라 바쁜 틈을 타 이날 밤 9시 전방처소근무를 가장, 몰래 부대를 빠져 나와 이튿날인15일 야음을 이용해 북쪽군사 분개선 쪽을 향해 남하했다.

<가족관계 및 학력>
가족은 모두 5명으로 고향에 목수인 58세의 아버지(이용달)와 봉의리 협동농장 농장원으로 일하고 있는 어머니(한연섭·59) 가 있다.
위로는 출가해서 고원탄광노동자로 있는 누이(이정화·27)가 있고 아래로는 봉의리 고등중학교 5년생인 누이동생(이정희·20)과 1년생인 동생 이재설 (11) 이 있다.
학력은 67년 봉의리 인민학교를 졸업하고 75년4월 봉의리고등중학교 4학년 재학 때 가정형편으로 중퇴. 76년9월 입대하기 전까지 고향의 협동농장 과수반농장원으로 일했다.
북괴군 동태 인민군은 전투준비를 위해 매년 12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창격전·사격술·각개전투 등 고된 훈련을 받고 있다.
훈련기간에는 잠자리에 들 때까지 내무반에는 한번도 들어가지 못한다.
또 행군속도를 보강해야 한다며 매주 1회씩 25kg의 모래 배낭을 지고 60리 강행군도 실시한다.

<북괴군생활>
밥은 강냉이와 입쌀을 섞어서주고 그나마 그릇에 가득 채워주지 않는다. 전사들은 밥을 깎아 준다고 해서「까까밥」 또는 움푹 들어갔다고 하여「폭탄구덩이 밥」이라고 한다. 농촌지역 주민들의 밥을 훔쳐먹다 들켜서 매를 맞는 경우가 흔하다.
1년 중 고기라고는 1월1일과 김일성 생일날 등 두 번 돼지고기국을 먹는 것이 고작이다.

<북괴군보급실태>
동복·하복·팬츠·발싸개 등이 지급되지만 갈아입을 여유가 없다.
이 때문에 병사들은 옷에 이약주머니를 달고 다닌다.
담배보급은 규정상 한달 15갑으로 돼 있으나 2∼3갑 정도 나오면 다행이다.

<한국사태인지>
고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과 광주사태를 들어서 알고 있었다.
광주사태가 있었을 때 매일 특보의 시간에 이 사태에 관한 교양을 받았다.
당시 인민군대들은 항시 긴장상태에서 명령을 대기하고 있었다.

<북한주민실태>
주민들의 식량은 강냉이 대 입쌀이 7대3비율로 지급된다.
농촌사람들 중에는 몰래 논에서 이삭을 줍다가 간부들에게 들켜 개인이기주의자라는 호된 비판을 받기 일쑤다.
옷도 공급 제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살수 없어 떨어지지 않게 하려고 애를 쓴다.
차량은 기름사정 때문에 일부목탄차로 개조해 운행하고있다.
주민들은 「전투」 「돌격대」 등의 구호아래 토요일·일요일도 없이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고있다.
또 적위대훈련과 젊은 사람들로 조직된 교도여단이 있는데 여기서는 인민군들과 똑같은 훈련을 받는다.

<귀순소감>
남한 땅을 밟는 순간부터 놀랐다. 남한은 북한과 도저히 비교할 수 없었다. 생전 처음 보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서울을 난생 처음 구경할 때 하도 어리둥절해 안내자의 손만 꼭 붙잡고 구경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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