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파 세력확보에 안간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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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문인협회(이사장 조연현)와 한국문학협회(이사장 설창수)로 갈라진 문단은 양측이 분리를 기정 사실화하는 가운데 자파세력의 확보를 위한 대결에·나서고 있어 문인들은 전에없던 회오리 속에 휘말리고 있다.
문협은 12일 이사장단 회의에서 「문학협」 발기인으로 발표되었으나 실제로는 문협을 떠나지 않을 사람이 많을 것으로 보고 「문학협」 발기에 서명한 회원 (1백23명)의 선발작업에 착수, 문단의 양분을 기점 사실화했다.
「문인협」은 서명한 회원 가운데 상당수가 「문학협」발기서명을 철회하고 협회회원으로 남아 있게 된 것을 기대하고 있는데, 그 까닭은 「문학협」창립총회가 있던 지난9일 같은 시간에 「문인협」주최 세미나(설악산)에 참석했던 한무숙·김병걸·김문수·송원희·신기선·조봉제·유근주·송동균·이병궤씨 등 9명의 문인들이 모두 『문학협』 발기인으로 발표된 것은 본의가 아니다』고 밝혔기 때문 (오학형 문인협 사무총장의 말).
따라서 문학협 발기인으로 서명한 문인들이 얼마나 「문학협」에 등을 돌리느냐에 따라 「문학협」은 출범부터 격랑을 맞게 될 것 같다.
특히 여류작가 H씨, 중진시인 K씨, 중견시인P씨 등은 『문인조합을 만든다고 하여 서명했다』고 서명사실을 인정하면서도「문학협」에는 가입하지 앉겠다는 뜻을 보여 이들의 향배가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문인협」의 움직임에 대해 「문인협」측은 『기존의 세력을 이용한 회유책』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발기인들의 이탈을 막는 모종의 작업을 펴고있다.
「문학협」부이사장 이근배씨 (시인) 는 발기인들이 『본인은 귀희의 발기취지에 찬동하여 발기인이 될 것을 승낙합니다』라는 글에 서명날인까지 했는데 그 사실을 은폐하고 『모르고 서명했다』는 것은 양식의 문제이며 「문인협」이 여러 가지 수단으로 이들을 회유하려 하는 것은 문학인답지 못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말했다.
이양배씨는 발기인으로 발표된 1백45명 이외에도 「사정에 의해」이름을 밝히지 않은 1백18영의 문인이「문학협」의 창립을 찬동했다고 주장, 조만간 그 명단도 밝히겠다고 말하고 우선 이번주 안으로 분과위원장과. 이사 진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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