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3당대표의 기조연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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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5공화국의 국회상은 어떻게 정립될 것인가에 대한 국민들의 주시속에서 새국회는6일 민정·민한·국민등 3개정당대표의 기조연설을 들었다.
민정당의 이재형대표위원, 민한의 유치송총재, 국민의 이만섭부총재는 이날의 기조연설을 통해 정치·경제·안보·사회등 국정전반에 걸쳐 자당의 정책과 견해를 개진했다. 기발한 경륜이나 착상의 피력은 없었으나 이로써 새국정이 당면한 문제들의 윤곽은 대체로 부각되었다.
우선 새시대의 정치는 화합과 대화의 정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것은 3당이 같다. 이러한 공통기반에 바탕해서 정책정당으로서 저마다 발돋움을 하고있다.
새국회는 대화정치의 총 본산이 되어야한다고 강조한 민정당의 이대표는 『책임정치의 구현을 위해 정당간의 견해차이가 있을수있으나 그것이 합리적 정책경쟁이 되기 위해서는 정치세력간의 우호와 신뢰관계가 전제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화합의 시대」, 「극한적인 흑백논리의 배격」, 「동반자·협력자로서 상호보완 관계의 설정」이란 말들이 이들의 연설에서 산견되고 있음은 새시대·새정치의 지표가 무엇인지를 한결 선명히 보여 주었다.
장기집권을 배제해야 한다든지. 정당의 권위와 비중을 높여 「행정부의 시녀」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3당의 인식은 같다.
대화와 토론의 원칙에 바탕해서 합리적인 정책경쟁을 벌이는 동반자 또는 협력자로서 여야관계가 정립되어야 한다는 뜻이 함축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세정당이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는 「정의사회의 구현」으로 요약된다. 『정당한 노력에 대해서 정당한 대가가 치러지고, 정직·성실·근면한 사람이 존경받고 대우받는 사회』라고한 민정당의 설명이나 『정직한 자가 대우받는 사회, 근면한 자가 잘사는 사회』라고 한 민한당의 풀이나 그 문맥은 같은 지향을 나타내고있다.
경제정책에서도 기본적인 차이는 발견하기 어렵다. 민정당은 경제난국의 원인으로 성장제1주의와 경제구조의 모순을 들었고, 민한당은 우유파동, 대외경제여건의 악화외에 경제저조자체의 결함을 지적했다. 현재 우리가 당면한 경제난국을 보는 시각이나 인식에 있어 큰 차이가 없음을 발견한다.
민정당이 분배정책의 재검토, 물가안정, 민간주도의 자율적인 경제운용방식전환등을 당면 정책과제로 지적한 것이나, 국민당이 『기업인을 적으로 돌리지않는 분위기조성』은 기실 표현이 다를 뿐 대차없는 정책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민한당과 국민당이 국회법과 선거법을 포함해서 모든 법령의 재정비를 촉구했고, 특히 지난번 실시된 3·25총선에 대해 견해를 달리한 것은 앞으로의 국정운영과 관련해서 주목되는 대목이다.
국민당의 이부총재는 지난번 총선이「타락선거」였다고 비판했고, 민한당은 『다시는 이러한 선거가 이루어지지 않도록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과거와 같은 집권당의 독선·독주와 이에 맞서는 야당의 극한투쟁이 재연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것도 없이 시대적요청이다. 지고·지선의 제도가 없는 이상 국회법이건 선거법이건 차선의 길을 찾는 진지한 자세는 언제나 필요하다.
정부나 집권당은 그런 뜻에서 재2, 제3당의 이러한 주장을 겸허하게 받아 들이기를 바란다. 국회기능을 정상화시켜 정치의 원내수렴을 이룩하기위해 지금처럼 집권당의 이해와 포용이 요구되는 때는 없을것이다.
요컨대 3당의 대표연설에서 제시된 국정지표는 정치안정과 경제안정으로 집약된다. 그것은 3개정당의 일치된 주장이며 곧 국민의 여망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새시대의 정치지표는 너무도 자명하다. 이러한 여망을 일탈하지도 외면하지도 말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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