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목단』-이은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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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의진녘 돌아 드는
이승의
빈 난간 위에
함초롬히 젖은 그늘
실바람에 밀려가듯
푸르른
앙가슴을 헤쳐
불꽃 타는 오월하늘.
생향깃 이우러 간
울너머 꽃술이 핀다
진홍빛
영화로운 날도
들끓는 벌나비떼-
겨웁듯
화사한 꽃비늘
파닥이다 지는 날등.

<노트>
꽃을 보는 인간의 심성도 그 꽃을 닮아 간다면 아름다워질 것이다.
어느 후미진 뜰 안에 함초롬히 이슬을 머금고 피어 있는 모란은 더욱 현란하다.
그 요염한 빛은 홍·자·백의 삼색을 띤다. 그러나 꽃은 인위적인 그 속에서보다 자연에서의 꽃이 꽃이다.

<약력>
▲40년 옥천생 ▲서라벌예대 ▲「시조문학」지 추천 및 「조선일보」신춘문예 당선 ▲시집 『다도해의 변경』『채밀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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