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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에도 "보석은 불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 보석은 역시 불경기에 아랑곳없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다.1일 서울 충정로 농협 강당에서 실시된 구정치인 환수재산공매에서 금은보화 1백21점이 출품돼 이 가운데 83%인 1백점이 날개돋친듯 팔리고 21점만 유찰됐다.
이날 팔린 보석대금은 모두 8천6백17만3천원으로 예정가격 5천8백80여만원보다 2천7백여만원이나 많은 액수였다. 지난달 30일 처분된 고서화ㆍ도자기ㆍ악기류 대금 3천4백49만9천원까지 합치면 모두 1억2천67만2천원이 된다.
○ 보석류가운데 가장비싸게 팔린것은 2ㆍ02캐러트짜리 다이어반지로 1천7백5만6천7백50원에 이성룡씨(60ㆍ서울동작구사당동)에게 낙찰됐다. 이 다이어반지의 감정가격은 1천50만원으로 감정가격보다 6백50만원이 많았다. 이씨는 이밖에도 8백46만원짜리 다이어,5백28만원짜리 불루스타반지, 3백61만원짜리 묘안석반지등 9개의 보석을 합쳐 모두 3천7백14만원어치를 낙찰받았다.
이씨는 평양에서 월남해 포목점을 하는 상인으로 보석에서도 일가견이 있다고 물건을 소장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되팔겠다고 말했다.
이씨와 함께 나와 입찰한 김의국씨(성)는 낙찰된 I백점가운데 57점을 따내 농협직원과 임찰에 참여했던 다른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김씨가 낙찰받은 보석은 주로 다이어ㆍ진주ㆍ 순금ㆍ오팔로된반지ㆍ노리개ㆍ브로치등으로 총낙찰가액이 3천9백만46만원어치다.
1백51만원짜리 밀화노리개 2개를 비롯해 1백26만원짜리 다이어반지, 이밖에 보통 40만∼새만원짜리 보석이 대부분이었다. 김씨 역시 진남포에서 월남한 상인으로 좋은사업에 쓰는것이므로 후한 값에 응찰했다고 말했다.
○ 이날 공매장에는 공람 시간인 상오 10시 이전부터 응찰자들이 몰려들었는뎨 상오11시쯤에는 5백여명이 밀려 장사진을 이룬채 대혼잡을 빚었다.
특히 공람자의 대부분이 여자들로 중년귀부인들로부터 젊은 처녀ㆍ대학생차림의 여인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
그러나 막상 임찰등록을 받은 결과 39명만 등록했다. 수십명은 인감과 주민등록등본을 준비하지않아 등륵을 하지못했는데 39명가운데 25명이 여자들이었다.
하오3시쯤 응찰자들만 입장시킨가운데 하나하나 개찰해 나갔는데 낙찰가액이 늘어나 2ㆍ02캐러트짜리 다이어가 1천7백만원에 낙찰됐다고 발표되자「어휴l」하는 경탄과 「와-」하는 환성이 동시에 터져나오고 부인들은 부러운 표정들. 개찰발표자는 보석이 비싸게 팔릴때마다 연방 『훌륭한 사업에 호응해 후하게 값을 쳐주셔서 감사합니다ㅣ』를 연발.
이날 공매장에는 농협의 요청으로 보석을 감정했던 감정사 신광변씨(미조보석학원원장) 가 현미경까지 들고나와 응찰자들의 문의에 답변해주었다. 신씨는 공매된 물건들의 90%이상이 외국에서 세팅한 진품들이며 낙찰가격도 대체로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날 가장 싸게 팔린것은 4만1천원짜리 옥목걸이이고 커프스보튼 11점과 금과 목걸이 3점, 다이어 2점듬이 유찰됐다.
○ 한편 30일 통운영등포지점에서 시행된 서화ㆍ도자기ㆍ악기류공매에도 3백여명이 공람하고 1백87명이 응찰, 54점가운데 26점이 팔렸다.
가장 비싸게 팔린 것은 전정계거물 이모씨가 소장했던 수렵도로 감정가 8백만원짜리가 8백53만원에 낙찰됐다.
이것은 운보 김기창화백의 그림으로 가로 2백4cm, 세로 89cm짜리. 5명의 무사가 벌판에서 활과 창으로 멧돼지ㆍ노루ㆍ 사슴ㆍ꿩을 사냥하는 그림으로 살아 움직이는것같다.
다음이 일제 야마하전자오르간으로 4백50만원에 이상윤씨가 낙찰받았다.
이씨는 천안의 살롱 미도회관 오르간연주자로 한번 쳐보고 딱 마음에들어 응찰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청전의 풍경화가 3백51만원, 운보의 산수화가 2백80만원, 강미화가 1백12만원, 이당의 잉어그림이 1백21만원에, 인물화가 1백1만원에 팔렸다. 피나무 바둑판은 21만원에 낙찰됐고 이응노의 서양화는 1백8만원에 팔렸다.
골동품은 고려매병과 고려기법이 각각 1백21만원에, 고려기잔전대가 2백60만원, 이조금강산연적이 1백70만원에 낙찰됐다. 매병과 금강산연적은 원양어업회사에 다니는 이간구씨가 샀는데 집에 소장하고 보겠다고 말했다.「대원군장」 「석파」 라는 낙관이 찍히고 「석파도인작」이라고 쏜 대원군난초화와 심전과 소림의쌈폭화ㆍ고화팔곡변풍, 원곡글씨, 산정 금강산도등은 유찰됐다.<신종수기자>
구정치인들에게서 환수한복지가 2일 농협강당에서 공매에 불여졌다. 영국제ㆍ일본제양복지, 양장지등 3백40벌이 전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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