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왕복선·우주 촌의 재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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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콜럼비아」가 성공적인 비행을 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수많은 과학·기술자들의 노력이 숨겨져 있다.
이번 「콜럼비아」호 제작에는 NASA의 과학자들 말고도 미국의 내노라하는 선단기업 15개와 5천명에 이르는 기술진들이 참여했다. 「콜럼비아」는 미국의 과학을 집대성한 종합작품인 것이다.
제작에 따른 여러 분야 중에서도 가장 애를 먹은 분야가 재료분야. 그 중에서도 내열처리였다.
우주 왕복선은 일반 항공기와 같이 알루미늄합금으로 만들어져 대기권 재돌입 때의 열을 어떻게 견뎌내는가가 난제로 등장했었다.
일반 여객기는 최고시속시의 발열이 섭씨 2백도 이하, 마하(음속) 2정도인 최신예 전투기는 2백50도 정도의 열을 받게돼 티타늄과 알루미늄 합금만으로도 충분히 견딜 수 있다. 그러나 마하 25의 극 초음속 (마하5이상)을 견뎌내야 하는 우주선은 부위에 따라 4백∼l천7백도 정도의 열을 받게돼, 결국은 내열타일이라는 방법으로 해결책을 찾아야했다.
비록 미국이 갖고있는 기술을 모두 쏟아 넣은 내열타일이지만 실제발사에서는 몇 가지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다른 타일에까지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조각조각 잘라 붙인 타일의 접착제가 완전치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NASA는 새로운 재료개발이 뒤따라야 된다는 것을 실감했고 실제 그릴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탄소섬유복합재료가 이 문제를 해결해주는 열쇠가 된다. 이번 「콜럼비아」는 짐칸인 적재함의 문만이 탄소섬유 복합 재로 되었었지만 앞으로는 여러 부분에 이용되고 따라서 설계개념이 바뀌게 된다.
탄소섬유복합재료는 무게는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높아 앞으로 모든 항공기에 금속재료 대신으로 대체시키려는 연구가 진행중이며 이미 몇 대의 모험은 실험 중에 있다.
미국의 「보잉」항공기 제작회사는 86년도에 운항을 목표로 「보잉」767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비행기의 특징은 에너지를 최대한으로 절약하기 위한 복합재료를 사용한 최초의 민간여객기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우주왕복선도 복합재료를 써서 만들게되면 지금과 같이 내열타일접착에 불안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가벼운 복합재료는 공기역학적 및 구조의 강도설계 방법을 새롭게 해서 70명의 승객을 우주로 실어 나르는 날렵한 우주선을 만들 수 있게 한다.
이때쯤이면 우주이용시대를 연 「콜럼비아」 호는 우주박물관에 보관될 것이고, 그후에 생산된 왕복 선들은 후진국 전용으로 돌려지게 된다.
우주촌으로 여행을 가려고 예약을 했던 사람들은 복합재료로 만든 에너지절약형 우주왕복선의 출현으로 운항요금의 차액이 환불된다는 소식에 기뻐할 것이다.
우주공간에 설치될 각종 시설물들은 높은 중력가속도를 감당할 필요가 없어 운반이 쉬운 강도가 낮은 재료의 사용이 가능해지며, 결국은 거대한 시설은 달에서 채취한 광물로 만들게 된다.
미국의 「제너럴· 다이내믹스」사는 우주태양 광 발전소 자료의 90%를 월석으로 만들 수 있다는 보고서를 냈고 MIT는 96%까지가 가능하다고 보고있다.
우주정거장이나 우주촌의 건설에는 많은 산소와 음식을 필요로 하는 인간보다 로보트가 적격이 될 것이다. 로보트는 태양 광에 의한 전력공급만 받으면 아무런 불평 없이 달에서의 광물 채취라든가 우주시설물 조립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 사람들은 로보트를 의지하고 확인만 하면 된다.
우주정거장이 완성되면 30일∼6개월간의 체류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관광이나 휴양은 현재의 능력으로도 별 어려운 점이 따르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인간이 장기간 살아야 하는 우주 촌은 대량의 산소와 물을 필요로 하는 문제가 있어 앞으로 이런 설을 세워 나가는 동안에 새로운 재료나 기술의 개발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홍창선(과학기술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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