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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50주년 맞은 뉴욕의 마천루-「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의 어제와 오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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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뉴욕=김재혁 특파원】세계의 마천루로 불리는 「뉴욕」시내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5윌l일로 준공 50주년을 맞는다.
이 빌딩에는 50여 한국계 회사가 입주해 있고 한때 통일교측은 이 빌딩을 사려고 했다.
1백2층 꼭대기 전망대에 으르면 『이 아무개 몇년 몇월 몇일 「뉴욕」방문하다』 따위의 한글낙서가 심심치않게 눈에 띈다.
미국경제가 호황을 누렸던 l920년대에 당시 백만장자 「존· J· 라스코브」(제너럴· 모터즈 경영자)에 의해 l백 층이 넘는 마천루 건설이 처음 구상됐을 때는 바람에 쓰러질지도 모르는 무모하기 짝이 없는 계획이라고 반대도 많았다.
그러나 대공황을 맞은 30년에 착공돼 31년5월l일 세계최고의 건물이 준공되자 『건축공학의 승리』란 찬사가 쏟아져 나왔다.
이 빌딩 건설은 공황기의 실업자구제에 한몫을 단단히 했지만 막상 준공되고 나니 입주자가 없어서 한 때는 엠프티(텅빈) 스테이트 빌딩이라고까지 불리기도 했다.
지금은 사정이 달라져서 입주율 99%가 넘고 낮의 상주인구는 3만명에 이른다. 월세는 평당최고 1백 달러(약7만원)로 중심가의 평당 월세 1백40달러보다는 싼 편이다.
현재의 건물주는 「로런스·위엔」씨가 대표로 있는 부동산회사. 지난 61년에 6천5백만 달러에 매입했다.
설계자 「월리엄·램」씨는 16번이나 건설계획을 손질, 두 블록에 걸친 대지에 5층 짜리 건물을 세우고 그 위에 탑을 세웠다.
건물높이는 3백81m. 65대의 고속엘리베이터가 승객을 실어 나르고 관광객들은 86층과 1백2층 전망대에서 「뉴욕」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날씨가 아주 좋은 날에는 시계(친계)가3백20㎞라고 기록돼 있지만 그런 행운을 잡기란 하늘의 별 따기고 보통60㎞밖까지는 볼 수 있다.
지난 50년 동안 이곳을 다녀간 방문객은 「흐루시초프」 「아인슈타인」등 모두 6천여만명.
건물높이는 70년대에 건설된 「시카고」의 시어즈빌딩(높이4백42m)과 「뉴욕」의 세계무역센터(4백11·5m)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
당초의 설계에선 11층을 증축하여 건물높이를 4백55m로 높여 세계 제l이란 명성을 되찾을 구상이었으나 공법상의 문제로 취소하고 말았다.
지난2월 「케네디」공항에 착륙하려던 「아르헨티나」의 여객기가 질은 안개로 고도를 잘못 잡아 이 건물과 충돌직전에 아슬아슬하게 피한 적도 있었다.
45년7월28일 아침에는 안개 속을 헤매던 B-25쌍방폭격기 한대가 79층 벽을 정면으로 들이받아 13명이 숨지고 26명이 부상했으며 건물 일부가 파손되면서 화재가 일어나기도 했다. 복구비만도 1백만 달러나 들었다. 그러나 빌딩자체는 꿈쩍도 하지 않아 그 견고함을 증명했다.
영화 『킹콩』의 무대였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찾는 전세계 관광객은 연 1백80만명. 50주년 기념행사에선 「카치」「뉴욕」시장이 주춧돌 속에 묻혀있는 타임캡슐을 개봉한다. 이 타임 캡슐은 30년9월9일 당시 「뉴욕」주지사 「앨프리드· 스미드」가 묻어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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