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각 지역 출전팀의 면모를 살펴보면…|충남·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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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야구 불모지 충남에 활력소를 불어넣은 것이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다. 그것은 지난 77년 제11회 대회에서 공주고가 대회사상 처음으로 읍단위팀으로서 우승을 차지, 충남야구의 새 역사를 창조하는 기폭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남대전고가 창단돼 충남은 공주고·천안 북일고·대전고 등 4개 팀으로 늘어났고 본선티켓도 지난해까지 1개이던 것이 2개로 늘어나 공주고와 천안 북일고가 충남의 대표로 21강에 뛰어 올랐다.
최근 들어 부진을 거듭해온 공주고는 올해를 재기의 해로 다짐하고 지난해 12월 전 홍익회 코치였던 정귀창씨를 사령탑에 앉혀 새로이 출발하는 기분으로 전열을 다졌다.
지금까지 재경동문 중심으로 운영되어 오던 야구부 후원회도 공주고 야구부 중심으로 체제를 바꾸고 있으며 늦은 밤까지 고된 강훈을 쌓았다. 슈트 등 변화구로 두뇌피칭을 하는 에이스 권영복은 1백75cm·75kg으로 1백m을 12초5로 주파하는 준족에 호타를 자랑하고 있다.
이규영(좌익수) 최종복(중견수) 하진(우익수) 등 외야수는 가히 전국의 상위권에 손색이 없고 타력 또한 3할 대를 마크, 힘이 넘친다.
77년3월6일에 창단된 천안 북일고는 창단 이듬해인 78년에 황금사자기와 화랑기 대회에서 4강으로 부상했고 79년에도 봉황기대회에서 역시 4강권을 유지, 꾸준한 성장을 거듭했다.
한국화약의 재정적 뒷받침으로 착실한 발전을 거듭한 천안 북일고는 지난해 봉황기에서 3년5개월만에 고교야구 정상에 올라 빛을 내더니 이 해 부산에서 열린 화랑기에서도 패권을 안아 2관왕으로 군림, 새로운 충남야구의 심벌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천안 북일고는 그 동안 대통령배 대회에는 한번도 출전의 기회를 얻지 못했으나 드디어 5년만인 올해 첫 출전의 꿈을 이루었다.
비록 처녀출전이지만 천안 북일고는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강호. 충남중 3년 때 청룡기 우승투수였던 하인수가 고3년으로 성장, 드롭 커브와 슬라이드 등의 완숙한 변화구를 구사하고 있다.
특히 하와 더불어 배터리를 이룰 주장인 김상국은 올해 고교 제1의 포수로 지목되는 대어. 여기에 내야수비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유격수 조양근(2년)이 또한 돋보이는 재목. 타선 또한 전 타선이 3할5푼 대를 유지, 활화산을 방불케 한다.
지난해 고교선발군의 감독을 맡았던 김영덕 감독이 3년 간 다듬기도 했다.
충북 세광고는 충청지방에서는 맨 처음으로 75년 제9회 대회 때 4강에 올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세광고는 77년과 79년 두 차례를 제의하고는 착실히 본선에 올랐으나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77년 화랑기(북산)와 80년 대붕기(대구) 등 지방의 2개 대회에서만 우승을 누렸던 세광고는 올해 서울의 대회에서 그 진가를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지난해 대붕기 우승 때 주역이었던 한희민은 언더드로로서 올해 졸업한 민문식(동국대)을 능가하는 에이스로 주목되고 있으며 포수 이상철의 어깨는 믿음직스럽다.
예선에서 청주고를 2-0으로 꺾은 세광고는 지난해 장타위주에서 단타위주로 타력을 바꾸었으며 찬스에 강한 것이 또 하나의 장점이기도 하다. <조이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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