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주털털한피부과] 환자의 모낭 길이에 맞춰 심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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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주 대표원장이 해외 의사들 사이에서 모발이식술을 시연하고 있다.

외모에 민감한 20~30대 젊은층에서 탈모 환자가 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황성주털털한피부과 황성주 대표원장은 자신의 몸까지 시험대 삼아 탈모를 연구하는 피부과 의사로 유명하다. 그의 몸 곳곳에는 길이가 다른 털들이 자라난다. 등·손등·손바닥·이마·목덜미·허벅지 등 몸 여섯 군데에 자신의 뒷머리카락을 옮겨 심어 ‘모발이식실험’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1998년 피부과 전문의 과정을 마친 뒤 수천 명의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모발이식 수술을 집도했다. ‘모발을 다른 부위에 옮겨 심으면 원래 성질을 유지할 뿐 변화가 없다’는 세계모발이식계의 기존 학설에 의문을 품고 자신의 몸에 모발을 이식해 연구했다. 그 결과 40여 년 학설을 뒤집는 계기를 만들었다. ‘옮겨 심는 곳의 영향을 받아 자라나는 형태가 달라진다’는 그의 주장이 세계모발이식계에서 입증됐다.

2006년 황 원장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으로 세계모발이식학회(ISHRS)에서 최우수논문상과 백금모낭상을 받았다. 그는 “모근 길이에 맞는 시술법이 이뤄지지 않으면 모낭염 같은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며 “모낭 깊이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환자의 모낭 길이를 조사해 보고 그에 따라 깊이를 깊게 또는 짧게 조절해 심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황 원장은 15년간 2000만 가닥 넘게 모발이식술을 시행했다. 수술 다음 날 샴푸하고 3일째 일상생활이 가능한 이유다. 이 때문에 그의 피부과는 해외 환자에게도 부담 없는 의료관광 코스로 자리 잡았다.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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