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세계 최대 오일샌드 사업 3조원에 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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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SK건설이 캐나다에서 모래에 섞여 있는 기름을 뽑아내는 시설인 오일샌드(Oil Sands) 플랜트를 세계 최대 규모로 짓는다.

 SK건설은 캐나다의 석유생산업체인 선코·텍크와 프랑스의 토탈이 공동투자한 회사인 포트힐스에너지가 발주한 25억5000만 달러(3조원)의 포트힐스 오일샌드 프로젝트를 계약했다고 25일 밝혔다.

 캐나다 서부 앨버타주 포트힐스 광구에 묻혀있는 오일샌드를 채굴해 하루 18만 배럴의 비투멘을 생산하는 시설을 신설하는 공사다. 비투멘은 점성질의 초중질 원유로 오일샌드에 물·모래·점토와 함께 섞여있다. 2017년 말 준공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오일샌드 부국으로 오일샌드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있는 캐나다에서 수주한 세계 최대 규모다. 전세계 매장량의 90% 가량인 1680억 배럴의 오일샌드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캐나다는 생산량을 현재 하루 180만 배럴 수준에서 2020년까지 340만 배럴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2010년 35억 달러인 오일샌드 관련 투자가 2020년 74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K건설은 포트힐스 프로젝트에 고온의 파라핀을 사용하는 첨단기술을 처음으로 적용해 비투멘을 뽑아낸다. 납사를 쓰던 기존 방식보다 비투멘 순도를 높이고 처리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생산된 비투멘은 대부분 북미대륙을 관통하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미국 전역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공사에 필요한 주요 시설은 국내에서 부품으로 제작돼 해상으로 캐나다까지 운송된 뒤 현지에서 조립돼 사용된다.

 이 회사 이명철 전략사업추진단장은 “오일샌드 프로젝트를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2007년부터 준비해 캐나다 시장에 대해 수년간 연구하고 기술을 개발한 끝에 이뤄낸 성과”라며 “오일샌드 플랜트 공사가 늘어날 것이어서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캐나다는 그 동안 국내 건설업체들의 진출이 부진했던 곳이다. SK건설의 이번 수주 전까지 이 나라에서 따낸 공사금액이 모두 12억7700만달러로 해외에 진출한 143개국 중 50번째 액수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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