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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 잡아가는 기성복시대|국민표준치수 고시를 계기로 본 실태와 올봄의 유행-여성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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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현재 우리나라 여성의류에서 기성복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35∼40%라는게 업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물론 이수치는 대 메이커의 기업화된 기성복뿐만 아니라 명동 등 고급살롱의 고가 품부터 대도백화점·평화시장 등의 대중기성복을 모두 포함한 것이고 미국·유럽·일본 등지의 95%에 비하면 아직 많이 뒤떨어져있는 편이지만 우리나라의 여성기성복업계가 급격한 상승세롤 타고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
현재 3대 메이커로 꼽히고있는 라보떼(제일모직) 반도패션(반도상사) 고오롱부띠끄(코오롱상사)가 차례로 생겨난 4∼5년전만 해도 우리나라의 여성기성복 비율은 15%선을 맴돌고 있었으니까 4∼5년만에 거의 3배의 성장을 보인 셈이다.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83년쯤에는 기성복화의 제1단계인 60%수준에 무난히 도달하리라는 전망이다. 이렇듯 기성복이 우리 여성들의 의생활에 깊숙이 뿌리 내리게된 것은 70년의 고도성장으로 소득수준이 높아진데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늘어났기 때문.
번거로운 절차를 생략할 수 있고 원단이나 봉재가 맞춤복보다 오히려 윗길인 대 메이커의 기성복이 그런 대로 소비자들의 욕구를 채워준 것도 큰 몫을 했다.
여성기성복은 ▲25∼35세의 직장여성을 주 대상으로 한 정장 ▲파티나 공식모임, 관혼상제 때 입게되는 예복 ▲스포티한 멋을 풍기면서 편리하게 입을 수 있는 캐주얼웨어 ▲스키복·테니스복 등 운동복이 그대로 패션 화한 두 스포츠(Do Sports) 등으로 나뉜다.
우리나라는 아직 정장계열과 캐주얼웨어로만 양분해 생산판매하고 있는 단계.
기성복은 많은 소비자들에게 동시에 어필해야 하기 때문에 맞춤복보다 덜 패셔너블 한 것이 사실이지만 또 너무 유행을 외면했다가는 판매경쟁에서 도태되기 십상, 따라서 가장 위험부담이 적은 디자인과 스타일을 택하기 마련이다.
올 봄 여성기성복의 유행경향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여성미 의 강조」가 그대로 이어지되 여성의 몸매를 한껏 살려주는 프린세스라인(Princess line 상의는 타이트하게 몸에 붙고 하의는 풍성하게 펼쳐지는 스타일), 피에로 칼라가 달린 풍성한 블라우스 등 뉴빅(New Big)스타일, 무릎 위 2∼3㎝의 뉴 미니(New Mini)스커트가 주류를 이룰 전망.
투피스는 상의는 좀더 길어지고 스커트는 짧아지는 변화를 보이고있다.
캐주얼웨어 쪽으로는 인도나 정글 풍의 무늬를 날염처리한 이국적인 T셔츠나 스커트, 그대로 일상복 화한 레저웨어가 인기를 모으리라고.
프릴·자수 등 여성적인 느낌을 강조하는 장식이 많이 쓰이는 것도 올 봄 기성복의 한 특징이다.
색조면으로는 검은색·흰색·베이지색·브라운색·감색·벽돌색 등 동양인이 유행에 관계없이 선호하는 기조색을 바탕으로 노란색·금색·라이트그린색이 8l년의 유행색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의 보라색·겨자색·진달래색은 점차 퇴조하는 중.
순면 혹은 TC등 혼방면과 값싸고 손질하기 편리한 합성섬유가 얼마전부터 실크류를 누르고 인기를 누리고 있어 각 메이커들도 생산량의 대부분을 전자에 할애하고있고 실크계통은 일부 소비자를 위해 구색을 맞추는 정도다.
마+얇은 울, 마+폴리에스터 등 마직의류가 재킷 등으로 만들어져 선보이고 있는데 마직류는 올해 큰 붐을 이룰 품목의 하나.
가격은 「반도」「라보떼」「코오롱」등 대 메이커제품을 기준으로 할 때 재킷류가 3만5전∼4만4전원(혼방), 4만7천∼6만원(순모), 2만∼3만5천원(진이나 골덴 등 면류)선이며 스커트와 바지는 2만5천∼3만원(혼방), 3만6천∼4만6천원(순모), 1만5천∼2만원(면)선.
TC코트는 4만∼6만6천원, 원피스의 경우는 3만8천∼5만(혼방), 8만∼9만원(실크)이면 살 수 있고 면 블라우스가 2만2천∼3만원, 실크블라우스가 4만4천∼5만원, 혼방 블라우스가 1만6전∼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맞춤복에 비하면 싸다고 하지만 대다수의 서민들에게는 아직도 비싸기만 한 액수들인데 메이커 쪽에서는 우리나라 여성들의 정확한 체위조사, 색상기호 조사가 이루어져 기성복 점유율이 60%선에 일단 도달하면 가격은 지금보다 훨씬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이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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