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의 신「먼로」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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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임즈·먼로」가 미국의 제5대 대통령(1817∼25)에 취임하고보니 제정 「러시아」 는 「알래스카」 를 교두보로 삼아 북미대륙의 서북부지역에 대한 영토적인 야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러시아」는 당시 북미대륙 서북부해안에서 어로작업을 하는 모든 다른나라 선박들이 퇴거령을 내릴 계획까지 세우고 있었다.
「러시아」 의 팽창정책은 「아메리카」대륙에 대한 「유럽」 의 간섭, 더 정확히 말해서 제국주의적 영토확장을 배격하는 「먼로·독트린」 이 나온 직접 계기의 하나를 제공했던 것이다.
「레이건」 대통령은 작년의 선거때부터 미국·「멕시코」·「캐나다」의 「북미3국동맹」을 열심히 제창했다. 그는 취임 전에「멕시코」를 방문하여「로페스」대통령과 회담했고 3월 10,11일에는 대통령으로서 하는 첫외유로 「캐나다」를 방문하여「트뤼도」수상에게 3국동맹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런「레이건」의 미주정책을 일부에서는 「아메리카대륙제일주의」, 신판「먼로·독트린」이라고도 부른다.
「제임즈·먼로」가 1823년애 선언한 「먼로· 독트린」 은 미국이 「러시아」를 포함한「유럽」열강들이「아메리카」 대륙에 이미 가지고 있는 식민지에 간섭하지 않는 대신 「유럽」열강들쪽에서도 이상 더 「아메리카」 대륙에 식민지를 개척하지 말라는 내용의 것이었다.
「레이건」 의 미주정책은 「쿠바」를 앞세운 소련의 영향력확대의 저지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레이건」행정부는「엘살바도르」 내전이라는 당장 급한 불을 꺼야하기 때문에 소련과「쿠바」의 지원을 통한 「엘살바도르」의 좌경화방지에 미주정책의 성패를 걸고 있는 셈이다.
「레이건」 의 미주정책은 세갈래로 나누어진다. 첫째가「북미3국동맹」, 둘째가 「엘살바도르」대책, 세째가 남미의 소위 ABC(「아르헨티나」「브라질」「칠레」) 세나라와의 관계개선이다. 「카터」 행정부의 인권정책 때문에 ABC세나라와 미국의 관계는 극도로 냉각되고, 특히 「브라질」 같은 나라는 국무성의 인권성명에 항의하여 77년부더 미국의 원조롤 스스로 거절해왔다.
그러나「레이건」행정부는「엘살바도르」를 비롯한 중미5개국을 안정시키는데 남미와 북미대국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데 착안하여 최근에는 남미세나라의 지도자들이 속속「워싱턴」을 다녀가고 있다.
한때 「레이건」 이 국내외의 비판을 무릅쓰고 「엘살바도르」 에 군사적인 개입을 하려다가 정치적인 해결을 기다리는 여유롤 갖게된 것도 남미제국과의 관계개선이 진전을 보고 「캐나다」와「멕시코」가 미국의 입장을 상당부분 이해하는 기색을 보인데 힘임은 결과다.
「엘살바도르」에서는 지금 3대세력이 각축전을 벌이고있다. 극좌쪽에 4천의 병력을 가진「웅고」의「게릴라」가「쿠바」와 「니카라과」의 지원을 받고 있고 극우쪽에는 지주계급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군부가 있다. 그 중간위치에「두아르테」대통령의 중도·군사정권이「샌드위치」처럼 끼어었다. 출범직후의 「레이건」 행정부에는 좌익 「게릴라」 의 위협만이 돋보인 나머지 우익군부가「두아르테」의 사회개혁정책을 반대하는 입장이 그 나라 정정불안의 최대원인의 하나라는 것을 과소평가 했었다.
그러나「레이건」이 서구우방과 남북미지역의 지도자들과 일련의 회담을 하면서「엘살바도르」사태에 대한 균형있는 평가를 하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다만 한가지 경계할 일은 「레이건」의 신판「먼로· 독트린」이 배타적· 고립주의적인 성격의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제임즈·먼로」의 선언과 다른 것이 확실하지만 「아메리카제일주의」의 강조가 지나치면 「아시아」·중동·「유럽」·「아프리카」 에 대한 미국의 관심의 상대적인 후퇴라는 오해를 받을 염려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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