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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대결의 새화약고「엘살바도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인구 4백만에 불과한중미의 소국「엘살바도르」가 미·소의새화약고가되고있다.
전통적으로 우익군사독재가 성행하는 중남미의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엘살바도르」도 지금우익 군부가 들어서긴 했으나 좌익「게릴라」의 저항이 놀라운 속도로 강화되고 있고 이같은 내우에 미·소의 개입마저겹쳐 점차「제2의 월남」화하고있다,.
「뉴욕·타임즈·매거진」은 최근호의「엘살바도르」내전 특기에서 젊은 두여성의「쇼킹」한 시체사진을 실었다.
손은 뒤로 묶여고 평상시 그대로의 옷을 입은채 방치되어있는 여성의두부는 선혈이 낭자하다.
수도「산살바도르」국제공항에서 약30km떨어져있는 해안선을 달리는「하이웨이」옆에 나뒹굴고있는이시체위에는『산적들,너희들이 무얼하고 있는지우리들은 너무나 잘알고있다』고 쓴종이쪽지가 버려져 있다.
정부군·극우단체·좌익「게릴라」가 엉켜 서로죽이고 있는 것이 오늘의「엘살바도르」다.
작년 10월 무혈「쿠데타」로 탄생한 군사정권이만행한 토지개혁은 이른바 14가족으로 대표되는부농층의 반발을 초래, 이들을 지원하는 극우단체들이 공공연히「테러」를자행하고 있다.
내전을 피해 미국「마이애미」나「과테말라」등에 피신해 있는 부농특권계급들은 국내 암살집단에 지령을 내려 좌익은 물론 개혁파까지도 무차별 살해를 서슴지앉고있다.
직년12월초 4명의 미국인수녀 암살사건으로 당시 「카터」미대통령은 대「엘살바도르」단수를 단행했다.
이를 계기로 소련권으로부터 대량의 무기를 지원받고 있고 좌익「게릴라」활동도 극성을 떨기시작,지금은 내우외환이겹친 과거의 월남과 거의같은 상태에 빠져있다.「엘살바도르」인권위가지난1월 발표한 내전에따른 사망자수는 1만3천1백94명.「온두라스」등이웃 나라로 피한 난민수는 5만명에 이른다는추정이다.
월남전당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밀라이」촌 학살사건을 방불케하는비참한 참살이도처에서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일요신문「선데이·타임즈」에따르면작년5월4일「엘살바도르」「온두라스」국경에서는 부녀자를 포함한 농민 수백명이 정부군 3백여명으르부터 6시간동안이나총격을 받아 참살됐다.「스웨덴」「네덜란드」·일본·영국등 외국의 현지기업간부들이 유괴·살해되는 예도 GMS하다.
외국기업 간부들은 몸값을 얻어낼수 있는 주요자금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엘살바도르」를방문하는 외국인은 반드시 방탄복착용과 하오7시이후에는 외출을 말도록 경고받는다고 한다.「레이건」행정부 탄생전에 내전을 끝내려던 좌익「게릴라」는 「1월총공세」를 단행했다. 당시는내란이 전국토로 파급됐으며 산촌지역의 소탕작전에서는 「베트콩 사냥」을 연상케 하는 무차별폭격이 전개되기도했다.「두아르테」대통령은 급속히악화되고 있는 이같은 사태에 대해『공산「게릴라」에의한 내전으로 경제가 위기에 빠지는것이 더큰 위험이다.무기는 지금으로서도 층분하며 따라서 필요한것은 무기보다 경제지원이다』고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게릴라」지도자들은『우기가 시작되는 5월께 다시 대공세에 나서겠다』고 장담하고 있다.「게릴라」측이 「쿠바」등소련권지원 무기의 남은부분 약6백t을 완전히배치할수 있는 것은 4월께일 것으로 보인다.「엘살바도르」정세는 지금부터 여름까지 더욱 악화될것 같다. <이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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