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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MD 핵심 '사드' 한국 배치 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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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로버트 워크(사진) 미국 국방부 부장관이 21일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의 한국 배치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방한한 워크 부장관은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한국미사일방어체계(KAMD)가 독립적이고 강력하기를 희망한다”며 “우리는 미국의 사드 체계와 KAMD가 완벽하게 상호 운용성을 갖추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특히 “앞으로도 북한이 더 많은 미사일 발사와 같은 도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미사일 방어(MD) 체계가 중요하다”며 “이들 시스템을 매우 적은 비용으로 상호 연계하기 위한 방안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워크 부장관의 발언에 대해 김종대 디펜스플러스21 편집장은 “사드와 KAMD가 완벽하게 상호 운용되기 위해선 사드의 C2(지휘통제체제)를 한국에 배치해야만 가능하다”며 “이는 사실상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사드는 적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 단계에서부터 발사를 탐지한 뒤 지상 100㎞ 이상의 고고도에서 요격하는 미국 MD시스템의 핵심이다.

 지난 6월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이 “사드의 한국 배치를 본국에 요청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지만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공개 기자회견에서 사드의 한국 배치를 언급한 건 처음이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려면 한국이 허가를 해줘야 하는데 아직 미측으로부터 제안을 받은 건 없다”고 말했다.

 한·미 간에는 북한 미사일과 관련한 정보를 사전에 공유하기로 지난해 10월 한·미연례안보협의회에서 합의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을 지상 20~50㎞에서 요격하는 저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따라서 사드가 한국에 배치될 경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할 수 있는 능력이 강화되고, 군이 고고도 요격 미사일을 보유하기 전까지 고고도와 저고도 등 다층 방어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문제는 사드가 한국에 배치될 경우 KAMD가 미국의 MD에 편입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 미사일 움직임과 관련한 정보 교환 자체가 광의의 의미에서 MD 편입으로 볼 수 있어서다. 이에 대해 국방부 당국자는 “한·미 간 북한 미사일 정보를 공유하는 건 사실이지만 KAMD는 북한 미사일에 한정해 우리가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시스템이어서 MD와는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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