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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대통령의 당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제12대 전두환 대통령의 당선이 공식으로 확정되어 25일부터 7연임기가 시작되었다.
선거인단의 대통령 선거는 하나의 요식절차에 불과하고 이미 전대통령의 당선은 지난 11일의 선거인 선거결과로 확정된 것이지만 11대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고 12대대통령의 새임기가 시작된다는 사실은 현대 한국정치사의 또한 「페이지」를 기록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지난 10대 최규하 대통령과 전대통령의 11대임기가 재작년 「10·26사태」이후의 과도기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다시 말해 국민적 합의로 청산코자 했던 구질서에 의해 부득이 성립된 체제였다는 점에서 새 헌법에 의한 12대대통령의 탄생은 더욱 각별한 의의를 갖는다. 말하자면 편의적·잠정적 과도상태가 이제 비로소 새 질서하의 정상상태로 회복되고 고대하던 구질서의 공시적인 종언이 선언된 것이다.
우리는 1년 몇개월의 지난날을 깊은 감회로 돌이켜 보면서 새 헌법에 의한 전대통령의 공식당선을 심심히 축하하고 이제 온 국민이 심기일전하여 제5공화국의 새 역사 전개에 나서기를 촉구코자 한다.
제12대 전대통령의 당선은 어렵고 불안했던 지난날을 생각하면 당연한 귀결로 생각되는 일이며 지도자로서의 전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그를 지지한 선거인들에 던져진 표로써 입증된바 있다.
따라서 압도적 지지에 의한 당선은 전대통령에게 영광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기대에 부응해야하는 더없이 무거운 책무이기도 하다. 더우기 새 헌법에 의한 첫 대통령이기 때문에 그의 모든 결정은 말할것도 없고 점치「스타일」이나 결정작성과정등 무엇이나 전례·선례가 되고 나중의「모델」이 되리라는 점을 생각하면 전대통령의 책임은 더욱 절실해진다.
앞으로 7년간 이처럼 막중한 책임을 수행해 나가는데 있어 우리는 전대통령이 이미 천명한대로 민주·복지·정의의 이념을 가강 큰 지표로 삼을 것으로 믿지만 우리나름대로 몇가지 소견을 밝히려 한다.
먼저, 화합의 노력이 계속됐으면 하는 것이다. 3월초 취임식을 계기로 있을 대사면과 전직대통령 및 정당대표들과의 간담회등으로 화합의 정치, 대화의 정치를 추구하려는 전대통령의 분명한 의사는 밝혀진 바이지만 이런 노력이 앞으로 7년간 변함없이 계속되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사회에서는 이해관계가 븍잡하게 얽히고 입장이 서로 충돌하는 수많은 요소가 존재하게 마련이며 이런 요소롤 보다 높은차원으로·조정·통합하는 것이 정치의 요체일수밖에 없다. 화합과 대화의 정치라면 바로 이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견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상대를 인정하고 평가해야 대화가 가능하며 자기나 남이나 다 상대적임을 알 때 대화가 가능해진다. 자기의 결론을 상대방에 강요하려고만 한다면 비록 둘러앉아 얘기를 나눈다고 해도 그것은 건전한 의미의 대화는 될 수 없고 그런 대화로는 화합에 이를 수 없다. 물론 그런 대화나마 없는 것 보다는 낫지만 화합을 위한 대화는 못된다.
우리는 전대통령이 앞으로 계속하여「화합의 대화」를 가짐으로써 이나라 민주정치의 좋은 「스타일」. 좋은 관례를 확립해 주길 바란다.
다음으로, 순리의 정치, 순리의 행정이 펼쳐졌으면 한다. 이 말은 만사를 적당주의로 처리하라는 뜻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믿어지는 통념이나 기대의 선을 따라 정치나 행정이 이뤄져야 하겠다는 뜻이다. 과격하거나 급진적인 조치, 「쇼크」요법등은 필요한 최소한에 그쳐야 하고 각분야의 자율적인 영역이 최대한 존중되어야 한다.
예룰들어 선택수단으로 설득과 물리역이 있다면 먼저 설득을 선택함이 순리가 아닌가 한다. 합리적인 설득으르도 안되는게 확실해지면 물리역의 선택도 순리가 되는 상황이 될수도 있다.
매사가 순리로 나간다면 장래에대한 예측가능성이 높아지고 따라서 사회안정바탕도 조성되며 정책에 대한신뢰도 높아질수 있다.우리는 과거무리가 빚은 여러가지 어려움을 잊지않고 있으며 한 조그만 무리가 더큰 무리를 낳고 무리를 만회하기위한무리가 계속되는 바람에 불안과 불신이 조성된 여러경우를 기억하고 있다, 또 한가지는 책임정치의 구현이다. 신상필벌은 기강의 요체이다. 잘한사람, 공로가 있는 사람에게 격려와 표창이 있어야 하고 대신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겐 반드시 문책이 따라야 한다. 세론이 빗발치는듯 하는데도 그 책임자룰 문책하지 않음으로써 과거 불만의 여론이 국정의 최고책임자에까지 미친 예를 우리는 보았었다.
신상필벌의 책임정치는 여론존중이기도하다. 여론을 존중한다면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 대한 문책이 없을수없기 때문이다. 과오나 부실도 적당히 넘어갈수 있더라는 전례를 남겨서는 기강있는 새 항정부의 책임있는 행정은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더구나 문책조치가 있을텐데 하는 일반적 기대가 무너지곤 해서는 곤란하다. 우리는 전대통령이 제5공화국의 책임정치· 책임행정의 뼈대를 세워주길 바라고 재선을 생각않는 단임제대통령으로서의 소신이 나타나길기대하는 것이다.
그밖에 우리는 전대통령이 모범적인 대국회관계를 확립해주었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있다.입법부와 행정부의 관계가 견제와 균형이라고 하지만 불필요한 견제가 있어서도 안될 일이고 게다가 서로 경원하는 관계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과거엔 대통령이 국회의사당을 찾은 발걸음이 너무나 드물었지만 전대통령은 좀더 자주 국회를 방문하거나 참석해 입법부존중의 자세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시정연설이나 예산연설을 국희에서 하는 방법도 생각할수 있고 중요정책을울 국회에서 직접발표하는 것도 고려함직 할 것이다. 그리하여 국회를 존중하고 상호협력하는 대통령의 대국회관계가 좋은 관례로 제5공화국에 이어져 내려갔으면 하는것이다.
이밖에도 7년의 임기를 이제 막시작한 전대통령에게 거는 기대나 하고싶은 주문은 너무나 많다. 우리는이미 지난7, 8개월동안 전대통령이 누구며 어떤 신념으로 일하는가를 보아왔기 때문에 우리의 이 기대가 점차로 실현돼 나갈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시한번 12대전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고 전도의 영광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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