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궁금증 해결] ‘똥’ 피하려고 … 하이힐, 의외의 유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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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 광진구 악스코리아에서 ‘엉덩이 미녀’를 가리는 ‘2014 미스 섹시백 선발대회(Miss SEXY BACK)’가 열렸다. 올해 처음 열린 ‘미스 섹시백’ 대회에 모델·배우·트레이너를 비롯해 교사·간호사·은행원 등 다양한 직업군의 참가자들이 참가해 탄탄한 몸매를 뽐냈다.

몸매 좋은 사람들이 모이기도 했지만, 이들의 뒤태를 더욱 빛나게 한 숨은 병기는 바로 ‘하이힐’이다. 하이힐을 신으면 발 뒷꿈치가 들리면서 자연스럽게 엉덩이가 올라간다. 또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기 때문에 허리를 뒤로 젖혀야 바로 설 수 있다. 자연히 가슴이 앞으로 나오고 배는 들어가면서 S라인을 강조하게 된다. 힐만 신어도 몸매가 달라진다. 누가 이걸 발견하고 하이힐을 신기 시작했을까?

하이힐은 오물, 즉 ‘똥’을 피하기 위한 발명품(?)이었다. 화장실이 따로 없던 16세기 유럽 사람들은 길바닥에 요강을 비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도 화장실이 없어서 사람들은 건물의 벽이나 바닥, 숲 등에서 볼일(?)을 봤다고 전해진다. 때문에 거리는 오물 범벅이었다. 마른 땅과 진 땅을 가려 밟는 수고를 덜기 위해 남녀 모두 굽이 높은 구두를 신었다. 당시 창 밖으로 쏟아지는 오물을 피하기 위해서 파라솔이 고안되기도 했다.

프랑스 루이 14세는 이 발명품 하이힐을 자신의 작은 키를 감추기 위해 신었다.

디자이너 로제 비비에가 선보인 최초의 스틸레토 힐 [사진 Rex Features]
여성들이 하이힐을 주목한건 루이 15세의 애첩 퐁파두르 부인이 이를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하면서부터다. 귀족들은 당시 패션 리더였던 퐁파두르 부인의 굽 높은 구두를 ‘루이힐’이라 일컬었고, 너나 할것 없이 따라했다.

오늘날 많은 여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스틸레토 힐(뒷 굽이 예리한 칼처럼 가늘고 아찔하게 높은 구두)’은 프랑스 디자이너 로제 비비에(Roger-Henry Vivie)가 1954년 처음 선보였다. 조각을 전공한 그는 구두의 형태와 재질의 통념을 깬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쉼표(,)·공·피라미드 등 다양한 사물 형태를 딴 독창적인 하이힐을 선보였는데, 그중 특히 스틸레토 힐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글=강선아 기자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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