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멀리 보이는 마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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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마을/최하림 지음, 작가, 9천8백원

얼마 전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 한반도에서 가장 큰 물을 이루는 두물머리 양수리 외딴집으로 이사한 중진시인 최하림씨가 펴낸 신작 수필집.

"마당의 햇빛은 얼마나 찬란하고 저녁창의 불빛은 얼마나 따뜻한가. 그런 여유와 찬란하고 따뜻함이 글에 있어서의 수필"이라고 최씨는 말한다. 양수리에서의 삶을 때론 여유롭게 풀어낸 수필들이 양수리보다 더 큰 강을 이루며 흘러내리고 있다.

"물을 보면 마음이 가라앉고 맺힌 데가 풀리고 아픈 데가 사라진다"고 '두 강이 만나는 마을에서'쓴 최씨는 요즘 물길을 산책하며 하염없이 물 속을 들여다본다. 물 속에서 떠오르는 붉은 아이의 모습.

그 아이가 대체 그 옛날 천진무구의 자신이었는지, 아니면 세파를 이겨내고 도달할 미래의 자신인지 하염없이 생각한단다. 시인 특유의 예지로 쓰여진 격조 높은 수필집을 들여다보는 독자 또한 시인의 사색과 온전히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이경철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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