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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칠불암-석굴암과 비견할 걸작|동국대 문명대 교수 논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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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경주 남산 중턱에 있는 칠불암은 8세기초 신라 불교 예술의 전성기에 세워진 석굴사원으로 「석굴암」과 견줄 수 있는 신라 예술의 기념비적 걸작품인 것으로 고증됐다. 또 이 석굴 사원의 마애삼존상과 석주에 새겨진 불상들은 우리 나라 최초의 오방불임이 조사 결과 밝혀졌다.
동국대 문명대 교수가 『미술 자료』 27호에 발표한 논문 『신라 사방불의 전개와 칠불암 불상 조각의 연구』에 따르면 칠불암은 서기 750년을 전후한 통일신라기에 축성된 석굴 사원으로 이 시대의 불교 예술과 사회를 잘 반영한 걸작품이라는 것이다.
문 교수는 칠불암이 석굴 사원임은 사방불 석주 윗면 모서리에 기둥자리가 있는 것으로 증명된다고 고증했다. 문 교수는 이 기둥자리가 칠불암의 사방불 석주와 본존불 바위를 덮기 위한 석조천개를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칠불암은 화엄사 각황전의 것처럼 석경 (금강경 등)으로 벽면을 구축한 뒤 지붕을「돔」처럼 꾸몄을 것이라고 밝혔다.
칠불암이 복원되면 제2의 석굴암이 될 것으로 예상돼 학계는 흥분하고 있다.
문 교수는 칠불암의 조성 연대를 불상 양식의 특징에서 추출한다. 칠불암 본전불은 탄력적이면서도 조화된 얼굴, 약간 부은 듯한 눈, 탄력적인 신체의 윤곽이나 형태, 가슴의 옷깃이 한번 뒤집힌 것, 가슴의 계단식 옷 주름 선 등이 특징을 이루고있다.
이와 같은 자연주의적 기풍의 불상 양식은 758년께에 만들어진 갈항사 지석불좌상과 크게 비슷하다. 또 751∼760년께의 작품인 석굴암과도 매우 비슷하다. 따라서 칠불암의 조성 연대는 758년 이전, 730년 이후의 8세기 204분기로 볼 수 있다고 문 교수는 추정했다.
칠불암 불상은 네모꼴 돌기둥 각 면에 새겨진 사방불과 서쪽 바위에 조각돼 있는 삼존불이 중앙본전이 되는 우리 나라 최초의 오방불이라고 문 교수는 고증했다.
「일자불정윤왕경」에는 동면에 「보성여래」, 서면에 「무양광여래」, 남면에 「개부연화왕여래」, 북면에 「아요여래」가 있어서 각기 중생을 고난에서 구해주고 있으며 중앙의「석가모니불」은 이들 사방불을 통제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오방불의 출현이 전제 왕권을 확립한 경덕왕대에 이뤄진 것은 당시의 사회를 잘 반영한 것으로 칠불암은 건축 양식과 불상 형식에 나타난 사상적 측면에서도 큰 가치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길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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