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국악 등 전통문화가 한자리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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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의 고유 전통문화를 한자리에서 보고 느끼고 먹고 살 수 있는 새로운 「문화의 전당」이 탄생했다. 문공부가 20억원의 예산을 들여 2년만에 완공, 오는 2월초 개관 예정인「한국의 집」(일명「코리아·하우스」·서울 중 구필동2가80의20)-l.
문화재 보호협회가 관리운영을 맡아 개관을 서두르고 있는「한국의 집」은 인문 문화재 출연의 국악·민속악·전통무용 등을 상설, 공연하고 인간문화재 제작의 전통 공예품을 전시, 판매하는 등의 본격적인 전통문화 계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구「코리아·하우스」를 헐어내고 신축, 새로운 면모를 갖춘「한국의 집」은 2만1천평의 대지에 총 건평이 7백50평.
지하1층·지상1층으로 된 3동의 건물은 모두 전통 한식 건축양식을 살려 문을 모두 창호지로 바르고 온돌방으로 꾸몄다.
본관 건물인 해린관(5백평)에는 사랑방(경??루) 과 안방(가락당)으로 꾸미고 지하에 관람석 1백석의 극장과 식당 조리실이 들어있다. 별채인 문향누도 온돌방(2개)으로 꾸며져 있다. 관리 사무실인 별동은 1층을 전시실로 하고 지하는 문화재 보호협회 사무실로 쓰도록 했다.
문화재 보호 협회의「한국의 집」사업은 공연종목의 무형문화재 공연과 문화재 교양강좌 개설, 기능 종목의 인간문화재 제작공예품 전시 판매, 전통 한정식 식당 운영 등이다.
이와 같은 사업운영은 과거「코리아·하우스」때와는 달리 일반 내국인들에게도 널리 개방, 전통 문화의 전승과 보급의 폭울 크게 넓히겠다는 것. 외국인으로서는 정부차원의 주요인사들과 상담「바이어」·관광객들의 이용을 주 대상으로 할 계획이다.
매일 밤 갖는「인간 문화재 공연」은 이미 공연단을 구성, 연습 중이다. 국립 무용단원· 국립 국악원 악사 인간문화재 등 총25명으로 구성된 공연단원 가운데는 김소희 박초월 박동진 오복녀씨 등의 인간 문화재들과 안비취씨 등의 무형 문화재 전수자들이 들어있다.
정기적으로 개설하는 문화재 교양 강좌는 내국인 반과 외국인 반으로 분류, 저명한 강사들을 초빙해 외국인 반의 경우 서화·국악·무용 등을 주로 하고 내국인 반은 전통예능 전반을 강의할 계획이다. 특히 내국인 반에서는 도자기를 빚고 소성하는 과정같은 것을 실제로 실습하도록까지 한다는 것.
문화재 보호협회는 이같은 심층 강좌를 통해 전통문화에 대한 일반의 지식과 올바른 이해를 넓힌다는데 중점을 두어 도자기는 물론 서화·매듭·수공예 등에 관한 수강자들의 직접 실습도 추진할 계획이다.
전통 공예품의 전시판매는 전용 판매장 외에도 전관을 전시장으로 활용, 도자기·목공예품·매듭·수공예품 등 각종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작품과 모조 문화재를 전시, 판매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식당 방안에까지도 각종 가구들을 가격표를 붙여 전시하고 원매자가 있을 경우 즉석 판매한다는 것.
문화재 보호협회는 전시 판매품의 품질 보장과 공정한·가격을 위해 문화재 전문위원 등 사계의 권위자로 구성된「전통공예 심의위」를 별도 기구로 두고 모든 전시품을 구입 전에 철저히 심의, 결정하기로 했다.
따라서「한국의 집」에서 전시, 판매되는 각종 공예품들은 적어도 품질과 가격면에서 가장 공신력을 갖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식당운영은 4개의 온돌방에서 한정식「코스」와 한식「뷔페」로 나누어 점심·저녁을 하고 예약제롤 주로 한다는 것이다.
공연관람과 식당 이용을 내외국인에게 이같이 널리 개방한「한국의 집」은 과거 외국인이용 중심이던「코리아·하우스」와는 달리 전통문화의 일반보급과 전승 교육장으로 면모를 일신,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말로만 외쳐온 전통문화 계발에 모처럼「한국의 집」이라는 하나의「실천장」을 마련한 당국의 쾌거가 훌륭한 결실을 맺어가기 위해서 운영의 내상을 기하고 대중적인 참여의 폭을 넓히기 위한「프로그램」개발 등에 과감한 투자를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 같다.<이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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