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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사 폐지로 "합격선"가늠 어려워|고심하는 대입상담 창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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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고등학교의 대학진학 상담 창구에 종전에 볼 수 없던 새로운 양상이 일고 있다. 대학입시 본고사가 폐지되고 예시와 내신성적만으로 신입생을 뽑게되자 대학별 합격가능 기준이 없어 고민하고 있는 각 고둥학교는 수준이 비슷한 공·사립·남녀 학교별로 4∼5개교씩「연합전선」을 형성, 예시 및 내신성적별로 합격이 가능한 대학계열 및 학과배정 기준표 등을 마련하는가하면 학생들의 실력보다 한 단계 낮춰 꼭 합격할 수있는 1개 대학만 지망토록 권장, 복수지원을 막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와 함께 여학생들의 남녀공학 명문대학 지원경향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연합전선>
서울시내 공립학교인 K·S·Y고교와 사립학교인 D·S·B·I고교, 여학교인 K·I·B고교 등은 최근 예시합격자 발표가 있은 뒤 대학진학 지도 담당교사들끼리 모임을 갖고 예시와 내신성적에 따른 합격 가능 대학계열 및 학과 기준표를 만들었으며 참가학교 이외의 다른 학교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비밀을 지키기로 했다.
이들 학교는 이와 함께 앞으로 각 대학의 원서접수가 시작되면 접수창구 상황에 관해서도 서로 정보를 교환, 그때그때 기동성 있게 입시전략을 세울 예정으로 있다.
이같은 현상은 올부터 대입 본고사가 폐지돼 이들 학교가 지금까지 사용해 온 대학 배정기준이 허물어짐에 따라 나타나는 것으로 한 명이라도 명문대학 합격생을 더 내 명문고교의 명맥을 유지하려는 안간힘으로 지적된다.

<복수지원 억제>
서울K여고 등 상당수의 고등학교는 학생들로부터 대학진학 후의 학업이수 계획서 등을 미리 받아 지망대학을 선정하되 무분별한 복수지원을 억제, 실력보다 한 단계 낮춰 안전 위주의 지망을 권장하고 있다.
이 바람에 보다나은 대학과 낮은 대학 등 2∼3군데를 지망하려는 학생 또는 학부모와 교사들 사이에 잦은 입씨름이 일고 있다.
서울S·Y고교 등의 경우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10여명씩 찾아와 진학상담을 요구하면서 단수지원을 권하는 학교측에 대해 『엄연히 복수지원이 허용되고있는데 왜 한 대학만으로 응시를 제한하느냐』며 불평하기도 했다.
학교측의 이같은 방침은 수험생들의 무분별한 복수지원으로 학교별로 불합격률만 높여 학교의 위신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수험생 자신에게도 이로울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여학생 지망 경향>
대학 본 고사가 없어지자 여학생들의 남녀공학 명문대학 지망률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본고사에서 국어·영어·수학과목에 자신이 없던 많은 여학생들이 올부터 본 고사 없이 예시와 내신만으로 뽑게되어 예시성적만 좋으면 마음놓고 지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K·S·M·C여고 등의 경우 남녀공학 명문대학 지망률이 과거에 비해 배 이상 높아졌다. <김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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