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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다고 숨기면 치료 더 어려워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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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청소년들의 성병>
O…우리 나라 18세미만의 미성년 성병환자 중학생이 가장 높은 비율인 3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질이 드러나 앞으로 청소년 성병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할 것 같다. 청소년 성병은 그들이 경제능력·성 지식 등이 부족하고 한참 성장할 때이므로 만연되고 악화될 위험이 있어 가정·학교에서의 특별한 보살핌이 있어야 한다. 비뇨기과 전문의 곽대희 박사를 찾아 성병의 올바른 지식과 증상을 알아본다.
성병은 결코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할 것은 아니나 소홀히 취급할 수도 없다.
그것은 발병으로 인한 결과가 치명적이고 돌이킬 수 없다는 점에서다.
특히 청소년기의 성병은 큰 정신적 부담을 주어 평생 비뚤어진, 성 관념을 갖게 하기 쉽다.
또 충분한 치료비를 혼자 댈 수 있는 형편이 못돼 적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고 따라서 성병 확산의 주원인이 되며 병을 악화시켜 건전한 결혼생활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아직 우리 사회는 성에 대한 호기심과 욕망이 강렬한 청소년들이 그들의 고민을 해결할 인식과 구조가 미흡한 실정이다.
가정에서의 성교육이 전무한 형편이며 학교에서도 체계적인 성교육은 실시되지 않고 있다.
자신의 성 문제를 해결해 줄 성 전문가나 「카운슬러」도 없다. 병 치료도 우리 나라는 아직 형식에 그쳐 외국과 같은 완전한 정부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병에 걸린 청소년들은 부끄러움 때문에 혼자서 아무 항생제나 남용, 균의 내성만을 키워줘 치료가 더 어려워지는 일이 많다.
임질에 잘 듣는「스펙티노 마이신」의 경우 외국인은 1백명에 80명이 한번 주사로 완치되나 우리는 한번 주사로는 잘 완치 되지 않아 일반 병원에서 이 약의 사용을 꺼리는 실정이다.
성병은 개인의 병이 아닌 사회적 병이며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사회는 청소년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들여 예방과 치료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
학교나 방송을 통한 성 교육, 학교와 사회에서의 성병 치료체제 개발 등이 없이는 TV의 「컬러」화와 더불어 크게 급증할 것이 예상되는 청소년 성 질환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편 국내에 많은 성병의 증상과 주의점은 다음과 같다.

<임질>
성병 중 가장 많다 증상은 감염 이성과의 접촉 후 빠르면 2∼3일, 늦으면 7일쯤 지나 나타난다.
남자의 경우 요도에서 묽은 고름이 나오며 소변볼 때 통증을 느낀다.
여자는 냉이 심해지고 하복부에 통증이 일어나나 증상이 가벼울 때는 냉이 조금 많아지는 정도로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다.
증상이 악화되면 남녀 모두 불임의 우려가 있다. 치료약은「페니실린」이 특효약이나 최근「페니실린」에 저항력이 있는「베타」성 임질 균이 생겨 주의를 요한다.
분비물이 눈에 들어가면 결막염을, 혈액에 들어가면 관절염 등을 일으킬 위험이 있어 내복은 뜨거운 물에 빨고 손의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매독>
감연된 후 2∼3주 지나면 균이 침입한 장소에 단단한 멍울이 생긴다.
멍울은 약간 붉거나 암적색이며 표면이 약간 헐게 된다. 잇달아 양쪽 가래톳이 부어오르나 통증이 없는게 특이하다. 이때까지가 매독의 제1기다.
2기는 3개월쯤 지나 몸에 장미색의 각은 반점이 나타났다가 자연히 없어진다. 3기 때는 신체의 한 부위에 종양이 생겨 헐어 떨어지게 되며 4기는 감염10년 이후로 척추나 뇌·신경에 번져 비참한 최후를 마치게 된다.
매독은 초기 자각증상이 안 나타나는 때가 많아 피해가 더욱 크다.
매독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데「쇼크」를 우려한「페니실린」기피증 때문에 더욱 번지고 있다.
매독은 또 모체에 의한 선천 매독이나 「키스」·상처 등을 통해 전염될 수도 있다.

<기타>
생식기 표피에 궤양이 생겨 곪으며 통증을 동반하는 연성하감(연성하감), 음모에 기생하는 이, 옴, 여성에 많은「트리코모나스」등이 있다.
성병은 우선 불결한 성교를 피할 것과 초기 치료가 최우선이다.
일단 의심스러우면 무조건 병원을 찾아 완치시켜야 한다. 병에 대한 부끄러움과 대담함의 과시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나타내는 것에 불과하다.
심달섭(55·보사부 보건국장)=70년대 이후 경제성장과 성 개방 풍조의 유입에 따라 청소년들 사이에서 성병감염이 늘어날 것이 우려돼 왔다.
이번 보건 연구원의 조사는 비록 제한된 범위의 것이기는 하나 충격임엔 틀림없다. 청소년들에 대한 성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현재 성병은 의료보호 사업의 일환으로 전액 국고에서 부담, 각 보건소와 의료보호 지정 병 의원 (전화로 보건소에 문의하면 알려 줌)에서 비밀리에 치료해 준다.
전국의 유흥접객업소 종사자 5만여명에 대해서는 등록시켜 정기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최영복(경복고 교장)-고등학교 고학년에 성병이 번지고 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 평소 학생들에 대한 성교육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제는 시급하게 됐다고 생각한다.
경복 고등학교에서는 지난해 12월초 대입예시를 끝낸 고3학년생을 장대로 집중 성교육을 실시한바 있다.
또 모든 학교는 교의지도와「카운슬링」을 강화, 학생들이 숨기기만 하는 성도덕 문제를 앞으로 개방적으로 유도하여 보다 더 큰 탈선을 막는데 힘써야 할 것 같다.
기성 세대들도 무분별한 풍기문제 등은 한번쯤 반성해 보아 자라나는 학생들이 건전한 방향에서 본받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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