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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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일본 기업들은 요즘 회의의생산성을 높이는 문제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있다. 「BCIP」운동이라는 이름까지 등장, 「컨설턴트」는 분주하게 그런 문제들의 자문에 나서고 있다.
「비즈니스· 컨퍼런스·이너베이션·프로그램」의 약자. 『「비즈니스」회의」』혁신운동이다.
이런 문제가 제기된 배경은 짐작이 간다. 일본기업의 경우 「매니지먼트」활동 가운데 회의가 차지하는 시간은 지난 20년동안 10%에서 30%로 늘어났다. 회사가 하는일 가운데 3분의1은 회의진행인 셈이다.
물론 오늘의 기업현보은 그럴만한 이유를 갖고 있다. 우선 기업조직의 폭과 깊이가 옛날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따라서 상하좌우의 의충하달이 여간 어렵고 복잡해지지 않았다. 수단장이 하급지휘관들에게 명령하는 식의 회의로는 복잡한 조직들이 활력을가질수 없게 되었다.
게다가 경영환경조차 하루가 새롭게 격반을 거듭해, 여기에 대응하는 탄력성을 끊임없이 불어넣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가 되었다.
또한 종업백들을 관리하는 문제도 만만치않다(. 현대사회가 복잡한 만큼, 종업원사회의 문제도복잡하고 미묘하다. 가부장적 경영시대와는 그 상황이 현저하게바뀐 것이다.
이런 문제와 상황들에 부단히 어떤 해답을 제시해야하고, 또 시대적「리듬」과 변화에 적응해야하며, 경쟁을 극복해야하는 문제들은 모두 회의가 감당하지 않으면안된다. 그러나 긴긴 시간 회의만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일본의 한 유명기업은 최근 BCIP운동의 하나로 독특한 회의원칙을 세웠다. 첫째 사전에 자료를 충분히 준비한다.
둘째 회의시간은 1시간을 원칙으로 한다. 세째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은 각부문의 대표1명에 한한다. 네째 회의참가자는 전원이 발언해야한다. 마지막으로 회의는 서서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 회의, 회의의 연속가운데서 어느 회의가 가장 우선해야하느냐도 작은 문제가 아니다. 회의의 성격·중요도를 사전에 분류·분석하는 일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이런문제는 비단 다른나라일만은 아닐것같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요즘은 경영방식이 새로워지면서 회의의 비중이 커졌다.
더구나 신년벽두에 접어들어 어느기업이나 회의가 찾게 마련이다. 때로는 회의를 위한 회의마저 없지않다. 그런 회의는 적지않은 낭비다.
회의의 생산성을 높이는 문제는 우리도 한번쯤 생각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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